[한국재무협회와 함께하는 은퇴설계, 이것만은 챙기자]

입력 2012-10-02 07:15:16

자녀 양육비'교육비보다 '노후 준비' 우선 순위로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우려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늦다는 경고도 끊이지 않습니다. 불안하기만 한 은퇴 준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한국재무협회'가 감을 잡도록 도와드립니다. 개인 재무 분석 전문가 집단인 한국재무협회는 앞으로 '은퇴설계, 이것만은 챙기자'라는 내용으로 6주에 한 번씩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의료 기술의 발달과 생활 환경의 개선으로 평균 수명이 크게 연장됨에 따라 인생 100세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은 100세 시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해 8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인생 100세 시대 대응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세 이상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축복'이라고 응답한 의견은 28.7%에 불과했다. 반면 '그저 그렇다'는 28%, '축복이 아니다'는 43.3%로 나타났다. 100세 시대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로는 '노년기가 너무 길다' '각종 노인 문제'(빈곤'질병'소외감 등) '자녀에게 부담' 등이 꼽혔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마 노후 대책이 부족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노후 걱정을 많이 하면서도 우리는 과연 준비를 잘 하고 있을까? 올 7월 삼성생명이 내놓은 은퇴백서 '한국인의 은퇴 준비 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은퇴 준비 정도를 나타내는 은퇴준비지수가 100점 만점에 58.3점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은퇴준비지수를 구성하는 7개 영역 가운데 일과 사회활동, 재무적 준비 영역의 점수가 51점으로 상대적으로 더 낮게 나타났다. 은퇴 후 대비할 경제적 준비가 시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은퇴 자금으로 모아 둔 자산이 얼마나 되며 앞으로 은퇴 시까지 얼마를 더 모을 수 있을지, 그리고 배우자와 함께 평균 수명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할 때 얼마의 자금이 필요할 것인지를 계산해서 준비된 자금과의 차이를 알아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흔히 빠뜨리는 것이 장기 간병 자금과 은퇴 시 사용 가능한 자산의 구분인데 엄격히 계산하고 구분하는 것이 현명하다.

필요한 자금이 산출되었다면 이를 마련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추가적인 저축을 통해 해결이 가능한지를 살펴본 뒤 만약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은퇴 후 생활 규모를 줄일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지출 규모를 줄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지출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현재의 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지만 노후라는 화두는 엄연히 다가오는 현실이기 때문에 삶의 우선 순위를 노후 준비로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깊이 한번 생각해 보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 방식을 선택한 뒤 매년 또는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목표에 맞게끔 재조정해야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재무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 위와 같은 문제를 판단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수명 연장으로 일 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노인 일자리 사업 같은 공공 부문의 지원 정책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는 길어진 노후 생활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요구 받을 것이다. 아름다운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국가나 사회 차원의 제도 개혁뿐 아니라 개인의 충실한 인생 설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손호경 대한생명 GFP대경지점 국제공인재무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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