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생략하고 사망 주민 조문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18일 성주 수해지역 방문은 '평이'했다. 제1야당의 대선 후보이지만 그의 이름을 연이어 외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유력 정치인의 현장 방문마다 필수행사 격인 '상황 보고' 역시 생략됐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봉사활동에 방해가 된다며 기자들의 취재도 제한했다. "진정성 있게 국민들을 만나겠다는 취지"라는 게 문 후보 측근의 설명이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성주읍에 도착한 문 후보는 2시간여 동안 침수피해를 입은 상가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무거운 가재도구를 짊어지고 날랐고, 흙범벅이 된 그릇들을 쪼그려 앉은 채 씻었다. 여성 자원봉사자들과는 "설겆이도 잘 하고, 된장찌개도 잘 끓인다"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북 방문의 의미에 대해선 "수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데 어찌 지역이 따로 있겠나"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권 경쟁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작심한 듯 비판했다. 그는 17일 현충원 참배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지않은 것에 대해 "군부독재, 권위주의 체제를 통해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었고 인권을 유린했던 정치세력이 그 과거에 대해서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또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만 통합이 아닌가"라며 "형식적으로가 아니라, 흔쾌한 마음으로 참배할 수 있을 때가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격적이었던 박 후보의 김해 봉하마을 방문, 논란을 빚은 역사인식 등을 겨냥한 공세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피해복구 지원 활동을 마친 뒤에는 태풍 '산바'로 인한 산사태로 사망한 마을 주민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산사태는 확실히 인재(人災)"라며 "부산이 산사태가 제일 심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방지를 다 해놓으니 사고가 안 난다. 대비하면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19일에는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뒤 대선기획단인 '담쟁이기획단'(가칭) 회의를 주재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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