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근무 중 범죄자 놓친 얼빠진 대구경찰

입력 2012-09-18 10:22:54

유치장에 수감된 강도상해 피의자가 경찰의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17일 새벽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묻지 마 범죄'와 엽기적인 성폭력 범죄로 방범 비상령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경찰관들의 근무 태만으로 어렵게 잡은 범죄자를 놓친 것이다. 더구나 2시간이 넘도록 탈옥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폐쇄회로 TV를 바탕으로 한 경찰의 해명으로는 강도상해 피의자 C씨는 작은 체격을 이용해 45㎝×16㎝ 크기의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빠져나와 좁은 창살 틈으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당시 2명의 근무 경찰관은 졸거나 면회실에서 컴퓨터를 만지고 있었다고 한다. 여중생을 성폭행해 3년간 수감된 것을 비롯해 25차례나 교도소를 들락날락한 상습범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해도 모자랄 판에 소 닭 보듯 했다는 것은 경찰 근무 기강이 얼마나 해이한지를 말해준다.

경찰의 이런 근무 태만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3월 폭행 혐의로 동부경찰서 지구대에 연행된 40대 피의자가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났다가 붙잡혔고, 이달 3일 서부경찰서에서는 조사받던 피의자가 수갑을 풀고 달아나는 일까지 있었다. 더 많이 잡아들이지는 못할망정 어렵게 체포한 범인을 이리 허망하게 놓친다는 것은 안이한 근무 자세를 넘어 경찰관 자질까지 심각하게 의심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달아난 피의자를 붙잡는 일이 급선무다. 도망 다니다 궁지에 몰린 상습범이 어떤 흉악한 짓을 벌일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구 경찰청은 안이한 근무 자세로 경찰 명예를 실추시킨 이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 유야무야 덮고 넘어갈 경우 또 이런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얼빠진 투캅스라는 지탄을 받지 않도록 호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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