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폐하께. 우리나라 대한제국은 망했습니다. 폐하는 모든 권력을 잃었습니다. 저는 적을 토벌할 수도, 복수할 수도 없는 이 상황에서 깊은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자결 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오늘 목숨을 끊으렵니다."
1910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데 대해 죽음으로 저항한 한 애국 외교관이 있었다.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밀사 이위종(李瑋鍾) 열사의 부친 이범진(李範晉)이다. 1852년 오늘 태어난 그는 대한제국이 일제 침탈로 망하자 이를 참지 못해 멀리 러시아에서 고종 황제 앞으로 유서가 된 편지를 1911년 1월 26일 보냈다. 죽음 직전 남은 유산이 미국, 연해주의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이도록 한 우국지사였다. 외교로 대한제국을 구하려 했던 애국 외교관이었다.
아관파천 때 주역이었던 그는 1896년 6월 주미 공사가 돼 미국으로 떠난 뒤 다시는 조국 땅을 밟지 못했다. 후일 다시 러시아 공사로 전임돼 그곳에서 59세로 생을 마쳤다. 국권을 지키려 애국적 외교활동을 하던 그를 없애려는 일제에 의해 1904년 공사직에서 면직됐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남아 헤이그 밀사 파견 지원 등 구국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정부는 그의 애국 공훈을 기려 1963년 대통령 표창을 한데 이어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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