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가 폭등 '반사이익' 지역 농기계업체 주가 날개

입력 2012-08-21 10:32:49

중국 수출하는 아세아텍 한달 새 주가 1,7배 올라

대구경북 지역 농기계 생산업체인 대동공업과 아세아텍이 주식시장에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나타난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 속에 주식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동공업과 아세아텍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향후 농기계 수요 증가 기대감이 깔려 있다. 곡물 가격 폭등이 잦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2007~2008년 애그플레이션에 이어 2010년에도 곡물 가격이 크게 뛰면서 당시 농업 관련 종목들이 줄줄이 상한가를 쳤다. 대동공업은 곡물가격이 오르면 전통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아세아텍은 정치테마주 성격이 더해지면서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 테마주 낌새, 아세아텍

아세아텍의 기세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달 26일부터 오르기 시작한 주가는 이달 20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26일 2천135원이던 주가는 이달 20일에는 3천645원까지 치솟았다. 한 달이 채 안돼 70.7%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결국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7일 아세아텍의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아세아텍은 20일 "최근 현저한 시황변동(주가 급등)과 관련해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히면서 "정기 결산과 관련해 현금 배당을 검토 중이며 정기 주주총회 소집 결의에 대한 공시가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세아텍은 다목적관리기, 콤바인, 트랙터 등을 만드는 농기계 제조업체로 대동공업과 함께 국내 농기계 시장을 이끌어가는 중견업체. 밭작물 재배에 필요한 다목적관리기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아세아텍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애그플레이션 우려의 수혜주로 꼽힌다.

아세아텍의 경우 정치 테마주의 속성도 갖고 있다. 계열사인 트리니티소프트의 유경열 현 부사장이 안철수연구소에서 근무한 전력이 알려지면서 안철수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애그플레이션 단골 종목, 대동공업

대동공업은 곡물 가격 상승 때마다 단골로 회자되는 종목이다. 1968년 국내 최초 경운기 개발 업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대동공업은 국내 농기계 시장의 35%를 점유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트랙터'콤바인'경운기'농업용 운반차(UTV) 등 농기계가 주요 상품이다. 내수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대동공업은 수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는 데 박차를 가하면서 올해 수출 목표액을 2천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1993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07년 중국, 2010년에는 네덜란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6월 초까지 4천475원에 머물렀던 대동공업의 주가는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진 뒤부터 지속적으로 올랐다. 지난달 19일에는 5천450원으로 연내 고점을 찍기도 했다. 이후 잠시 하향세를 걸은 대동공업의 주가는 이달 9일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달 9일 4천910원이던 주가는 20일 5천350원으로 9% 뛰었다. 6월 초와 8월 중순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상승률은 19.6%를 나타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inflation'을 합성한 말로 곡물 가격이 올라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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