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의 납품업체 쥐어짜기는 고질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백화점, 대형 마트, TV홈쇼핑 등은 납품업체에 판매수수료는 쥐꼬리만큼 깎아주는 대신 판촉행사비 등 부대비용은 대폭 올렸다. 판매수수료가 너무 가혹하다는 비판 여론에 판매수수료를 찔끔 인하해 생색만 내고 뒤로는 부대비용을 올려 판매수수료 인하로 생긴 이윤 감소를 보충한 것이다.
백화점의 판매수수료는 2010년 29.7%에서 29.2%로 0.5%포인트(p), 홈쇼핑은 34.4%에서 34.0%로 0.4%p, 대형마트는 5.4%에서 5.1%로 0.3%p에 불과하다. 반면 판촉행사비는 백화점이 16.7%, 대형마트가 19.9%나 올렸고 인테리어비, 판촉행사비, ARS(자동응답시스템)로 구매하는 홈쇼핑 소비자에게 할인혜택을 줄 때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인 ARS비 등도 대폭 올랐다. 특히 ARS비의 인상률은 무려 55%나 됐다.
대형 유통업체 독과점 심화가 낳은 전형적 이윤 탈취행위다. 이는 지난해 10월 상생경영이란 취지로 중소 납품업체에 판매수수료를 깎아주겠다고 한 약속이 결국은 속임수였음을 말해준다. 겉으로는 '동반성장'과 '공생'을 외치면서 뒤로는 이렇게 납품업체를 쥐어짠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공생'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문제의 해결은 결국 정부의 몫이다. 최선은 시장자율에 맡기는 것이지만 시장은 동반성장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풀지 못하면 시장 외부의 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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