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확산, 공업용수 확보 비상… 구미기업 '엎친데 덮친격'

입력 2012-08-10 11:14:43

낙동강에 인접한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 업체들이 녹조에 이어 증기누출 사고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낙동강과 인접한 구미 국가산업단지 1단지 지하에 매설된 증기관에 물이 스며들어 대규모 증기 누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최근 녹조가 확산되면서 공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10일 구미 1공단 입주업체들에 따르면 지하로 스며든 물이 지하에 매설된 고압 증기관(管)에 닿아 대규모 증기 누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TX에너지(구미열병합발전소)는 구미 국가산업단지 58개 업체에 증기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210℃의 고온과 20㎏/㎠의 고압 증기관이 낙동강에서 유입된 지하수와 반응하면서 순간적으로 온도가 급상승해 노후 강관이 팽창하면 에너지 공급이 중단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압 증기관은 STX에너지에서 기업체로 연결돼 있으며 연장 25㎞로, 이 가운데 4㎞가 지하 7m 지점에 매설돼 있다.

STX에너지 관계자는 "지하에 묻혀 있는 배관이 20년 이상되다 보니 노후가 많이 돼 증기가 재증발되고 있다"며 "배관이 폭발할 위험은 없지만 이달 말 노후 배관 교체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녹조 확산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상기온으로 녹조가 갑자기 대량 증식할 경우 초순수(오염 물질을 전부 제거한 물)를 사용하는 구미 국가산업단지 반도체 업체들은 공업용수 정제 및 품질 향상 등에 상당한 비용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업용수를 초순수로 정제해 사용하는 기업체들에 따르면 낙동강 사업 이전인 지난해 5, 6월의 공업용수 총 유기농도가 최대 13.81ppb로 나타나 공업용수 정제비용이 월 평균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들었다.

현재 구미 국가산업단지 1천여 개 업체들이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으로부터 하루 평균 5만4천t(지난해 연간 공업용수 비용 73억원)의 공업용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구미산단 A기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녹조와 관련해 공업용수 정제비용이 추가로 지출되지 않지만, 녹조현상이 더 심해질 경우 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물이 깨끗하지 못하면 제품 불량으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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