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정수장 상류까지, 심해지면 수돗물 공급 위협
낙동강에서 발생한 맹독성 녹조가 대구를 거쳐 칠곡'구미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식수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8일 오전 구미시 고아읍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인근 구미취수장에는 녹조 현상이 눈에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로 녹색을 띠고 있었다. 정수장 앞 낙동강 본류의 강물은 이미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경남 쪽 낙동강 하류에서 발생한 녹조현상이 대구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경북 칠곡보를 거쳐 낙동강 상류인 구미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6일 구미정수장 하류 8㎞까지 발생했던 녹조가 이틀 만에 10㎞ 이상 상류로 번지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녹조가 확산되면서 구미정수장이 구미시와 칠곡군, 김천시 등 50여만 명에게 공급하는 하루 30만여t 수돗물의 관리도 위태롭게 됐다. 최근 38℃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독성 녹조인 남조류가 갑자기 대량 증식한다면 구미취수장은 사실상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특히 구미정수장에는 남조류가 대사과정에서 분비하는 악취 원인물질인 '지오스민'을 제거할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어, 녹조가 더욱 심해질 경우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 위협받을 수 있다.
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이 6일 낙동강에서 취수한 원수를 경북수질검사소에 맡긴 결과, '지오스민'의 농도가 10ppt(1ppt는 물 1ℓ당 10억분의 1g)로 측정됐다. 이는 평소 수치인 5, 6ppt보다 두 배 높아진 수치다.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구미취수장은 지난해 5월 4대강 사업으로 구미시 해평면 구미광역취수장의 가물막이가가 붕괴돼 2차례 단수사태를 겪으면서 항구적인 대책 마련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해 12월 신설한 곳이다. 하루 40만t을 취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구미와 김천, 칠곡 지역의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어 오염이 심해질 경우 식수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병돈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단장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녹조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구미정수장에 남조류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기 때문에 현재 상태로서는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없지만 분말 활성탄 등을 평소보다 2배 이상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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