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 치기공 기술 중미로 첫 수출

입력 2012-08-07 07:32:23

온두라스국립대생 초청 실습교육 등 노하우 전수

온두라스국립대 치과대학 학생들이 6일 홍삼열(모자 쓴 이) 씨와 함께 대구보건대에서 김정숙 글로벌덴탈교육센터장(가운데)의 지도로 치기공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온두라스국립대 치과대학 학생들이 6일 홍삼열(모자 쓴 이) 씨와 함께 대구보건대에서 김정숙 글로벌덴탈교육센터장(가운데)의 지도로 치기공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학교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지구 반대편 중앙아메리카 대륙에 치기공 기술을 수출한다.

대학 측에 따르면 온두라스, 과테말라, 파나마 등 6개 공화국으로 이루어진 중미 지역은 치기공 분야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전공자를 양성하는 교육시설뿐 아니라 관련 산업체도 전무한 실정이다. 대구보건대는 이 지역을 교두보로 치과기공 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대구보건대 관계자는 "중미 치기공 산업을 개척하면 미국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미국 치과의료계에선 치과보철물을 구입하기 위해 인건비가 싼 중국에 제작요청을 많이 하는데 치과보철물이 도착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려 불편이 많다. 반면 중미는 미국과 가깝고 인건비도 싸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대학 측은 이를 위해 먼저 온두라스국립대학교 치과대학 재학생들을 초청, 기술교육을 실시한다.

학생 등 13명으로 이뤄진 온두라스국립대 일행은 이달 6일부터 21일까지 대구보건대 내 '글로벌덴탈교육센터'에서 80시간 동안 실습교육을 받는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들이 교육을 담당하고, 대학 내 글로벌역량강화센터가 외국인 학생들의 문화 활동과 숙식 등을 맡는다.

대구보건대가 치기공 기술의 해외 수출에 눈을 돌리게 된 데는 한인 선교사 홍삼열(47) 씨의 역할이 컸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를 졸업한 홍 씨는 2010년 2월 미국에 거주하는 지인의 요청으로 온두라스 제2의 도시 산페드로를 방문했다. 이 도시에는 치과병원이 300여 개 있지만 치과기공소는 15군데에 지나지 않았고 이마저 제대로 된 시설이나 기술자는 없었다. 이 때문에 치과에선 치아보철물을 사용할 수 없었고, 의사들이 직접 제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홍 씨는 2010년 10월 처음으로 온두라스국립대에 치과기공학 개론과정을 만들어 강의했고, 현지 치과대학교 학생 300명이 교육을 받았다. 이렇게 되자 이 대학교는 내년 9월 중남미에서는 처음으로 치기공학과를 개설하기로 결정하고, 강의동과 실습실 신축에 착수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 씨는 "학과 개설을 위해 대구보건대 치기공과의 커리큘럼과 시설을 참고하고, 학과 운영 노하우를 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온두라스국립대는 내년 치기공학과 개설과 동시에 대구보건대 졸업생을 학과 조교로 초빙하고 현지에서 치과기공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대구보건대는 온두라스국립대 학과개설'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중미지역 치과기공사 면허제도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이다. 양 대학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MOU를 연내 체결하기로 했다.

6일 대구보건대에서 치기공 실습을 시작한 온두라스국립대 치과대학 5학년 미겔(25) 씨는 "한국에서 열심히 교육을 받아서 몇 년 후에는 온두라스에서 치기공학과 교수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대구보건대 김정숙 글로벌덴탈교육센터장은 "온두라스국립대와의 교류를 통해 우리 대학이 중미지역 치과기공산업에 진출할 뿐 아니라 중미 현지인을 고용한 미국시장 개척, 아프리카 등 제3국에 치과기공산업을 전파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며 "우리 대학 졸업생이 이들 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