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장에서 땅 파는 기계인 대형 천공기(穿孔機)가 넘어지면서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덮쳐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도시철도 3호선은 도심 도로 한가운데서 공사가 진행되고 교각과 맞닿은 도로에 수많은 차량이 통과해 추후에도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3호선 공사장 사고 잇따라
5일 오전 1시 15분쯤 대구 중구 남산동 명덕네거리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장에서 60t급 천공기가 쓰러지면서 공사장 옆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와 택시 등 차량 3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천공기에 깔린 승용차 운전자 천모(31) 씨가 두 시간 만에 구조됐지만 숨졌고 동승자 김모(32) 씨는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땅파기 작업을 하던 천공기 기사 윤모(39) 씨가 이날 공사를 마치고 천공기를 후진하다가 지반이 꺼져 천공기가 기울어지면서 도로 쪽으로 쓰러져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덮쳤다.
공사업체인 S건설 권기두 공무팀장은 "사고 지점은 도시철도 1호선 명덕역 공사 당시 흙으로 메운 자리이기 때문에 지반이 상대적으로 약했고 장마철 빗물로 지하수위가 올라가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기기 오작동과 운전자 과실 등 다양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 관계자를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해 지반이 침하된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올 4월 북구 태전동 구암교 옆 도시철도 3호선 공사현장에서 인부 김모(50) 씨가 8m 높이의 궤도 빔 위에서 떨어져 숨졌으며, 올 3월 수성구 두산동 7공구 현장에서는 인부 김모(56) 씨가 철 구조물에 깔려 사망했다.
◆공사현장 곳곳 안전 불감증
5일 명덕네거리 주변 공사현장엔 공사장과 도로가 철제 방음벽만으로 분리돼 있어 운전자들은 불안해했다. 이곳을 자주 지나다닌다는 택시기사 박모(45) 씨는 "공사장 옆을 지날 때면 사고가 날까 봐 항상 불안하다"면서 "공사장과 도로 사이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구 동산동 신남네거리 5공구 공사현장도 공사장 한가운데에 세워진 대형크레인 옆으로 2차로 도로가 있지만 도로와 공사현장을 구분하는 것은 플라스틱 드럼통과 이를 연결하는 줄뿐이었다.
올 3월 철 구조물에 깔려 인부가 숨진 수성구 두산동 도시철도 3호선 7공구 현장에도 철제 빔과 합판, 철근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역 하부의 건축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1층 하부에는 와이어로 고정된 파이프 위에 플라스틱 판이 깔려 있었다. 하부 플라스틱판의 경사가 일정하지 않아 자재가 구르거나 흘러내릴 수도 있어 아래쪽을 지나는 시민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승용차 운전자 서영국(43'수성구 지산동) 씨는 "정거장이 기둥을 중심으로 날개처럼 뻗어 나와 있어 이 도로를 통과하는 동안 위에서 뭐가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하다"면서 "기둥에서 멀리 떨어진 차로로 주행하고 빨리 통과하려고 속도를 높인다"고 했다.
대형크레인 기사 김모(43) 씨는 "공사현장이 좁아서 아웃트리거(크레인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지지대)를 다 펴지 못하고 공사하는 곳도 많아 크레인이 넘어지는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소음과 먼지 때문에 야간에 공사를 하는 것도 위험요소다"고 털어놨다.
이지현'김항섭'신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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