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면증

입력 2012-08-02 14:03:08

초저녁 가벼운 운동과 샤워 숙면에 도움…알코올은 'NO'

잠 못 이루는 밤이 찾아왔다. 잦은 열대야 현상 때문이다. 열대야는 최저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무더운 밤을 말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열대야가 있는 날 잠을 뒤척이게 된다. 우리 신체는 각성과 수면의 주기가 규칙적으로 반복되어 건강을 유지한다. 낮 동안의 건강은 밤 숙면을 통해 이루어지고, 웰빙을 위해서 숙면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됨으로써 숙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환자들을 진료할 때 혈압과 체온을 측정하듯이 수면에 대한 평가가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의학계에 많이 대두되고 있다.

◆온도는 수면 유도에 중요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잠들기 힘들거나 자주 깨어나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야간이 되면 더위를 피해 물가나 숲을 찾거나,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밤새 틀어 냉방병이라는 건강의 적신호를 경험하게 된다.

더운 여름날 숙면하기 위해서 수면과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신체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체는 매일 낮과 밤의 주기성 변화에 따라 순응하며, 혈압이나 체온, 호르몬 등이 일주기 변화에 따라 규칙적인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신체의 일주기 변화는 최근 관심 높은 연구 대상이다. 그 이유는 많은 질환이 일주기 변화에 따라 발병률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은 하루 중 새벽에 많이 일어나며, 간질발작도 야간에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위궤양도 새벽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 등 많은 질환이 일주기와 관련이 있다.

신체의 일주기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햇빛(빛)이다. 이 외 온도와 음식이 일주기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온도는 수면 유도에 매우 중요하다. 체온이 낮아지면서 잠에 들게 된다. 하지만, 여름철 열대야가 되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잠들기 힘들어진다. 체온은 자는 동안, 특히 REM 수면 동안은 주변의 온도에 따라 떨어지게 된다. 우리가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추운 산속을 헤매던 주인공들이 서로 잠들지 못하게 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는 잠이 들면 낮은 기온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체온이 많이 떨어져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불면증 원인 찾아야

따라서 체온을 떨어뜨리는 방법만 찾으면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을 극복할 수 있다. 야외에서 돗자리를 깔고 쉬거나 샤워를 하면 신체는 환기가 되고 수분이 증발되어 체온이 떨어져 잠 드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오후나 초저녁에 땀 흘릴 정도의 적당한 운동을 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을 하면 체온과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는데 운동을 마치면 신체 현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이 포함된 적당한 음식은 숙면에 도움을 주지만 술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물론 술을 먹으면 금방 잠에 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면 유지가 되지 않고 자주 깨게 된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불면증이 열대야 때문인지, 아니면 갖고 있는 가벼운 수면장애가 열대야 때문에 더 심해진 경우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수면무호흡증(심한 코골이), 하지불안증후군, 수면주기장애 등이 가볍게 있다가 열대야로 인해 불면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기존 수면장애의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열대야로 인해 잠 들기 힘든 경우, 체온을 내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불면증이 극복되지 않으면 수면클리닉을 방문해 불면증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숙면을 위한 10가지 요령

1.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

2. 잠자리 소음은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하라.

3. 낮잠은 피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하라.

4. 운동은 초저녁 이전에 하라. 늦은 밤 운동은 수면을 방해한다.

5.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알코올과 담배는 피하라.

6.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를 피하고 수분은 적당히 섭취하라.

7. 수면제의 일상적 사용을 피하라.

8.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이완하는 것을 배우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9. 잠자리는 수면과 부부생활을 위해서만 사용하라.

10.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지 마라.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수면클리닉 조용원 교수(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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