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을 한 어미개는 모성애가 매우 강하여 새끼를 떼어놓을 줄 모르고 계속 핥아주고 젖을 물리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초산인 경우에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럴 경우 어미개는 음식을 잘 먹지 않거나 아니면 선천적으로 식사량이 적은 어미개는 수유로 인하여 영양분이 많이 빠져나가 전해질 불균형을 일으켜 발작을 일으킨다.
처음에는 어미개가 혀를 길게 빼고 헥헥거리면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보다 하고 가볍게 지나친다. 그러나 어미개가 쓰러져서 사지를 늘어뜨리고 입에 계속 거품을 물고 있으면 보호자들은 쥐약을 먹은 줄 알고 집에서 응급처치를 한다. 이럴 때 대부분 물을 먹이거나 민간요법을 실시한 후 동물병원을 찾는다. 집을 비운 후 들어와 보니 무엇을 주워 먹은 것 같다고 증상을 이야기한다. 병원에서 검진을 해보면 미열이 있고 의식은 또렷하다. 사지보행 장애와 입에서 거품을 물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분만을 한 후 2, 3주령에서 많이 발생을 한다. 혈액검사를 하면 칼슘 수치가 정상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는 산욕마비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한다.
산욕마비는 수유를 통하여 칼슘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골격근에 있는 칼슘이 부족하여 운동기능이 상실되는 증상이다. 어미개가 체격이 작은데다 새끼가 많거나, 잘 먹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영양이 부실한 어미개가 새끼들을 계속 품고 젖을 먹일 경우에 젖을 통해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처음에는 하악골에 문제가 생겨서 턱을 떨고 과호흡을 하면서 거품을 내게 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번식을 대부분 전문 번식장을 통하여 하고 있다. 번식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때는 응급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보호자들이 내원해 위급하다고 얘기하면서 살려달라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기다리는 동안 보호자들을 안심시켜 보지만, 보호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한다. 그러나 30분 후에 어미개가 멀쩡하게 걸어다니면, 그때서야 보호자들이 웃음을 보이면서 안도하는 것을 볼 때 수의사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
이후 어미개의 영양상태가 충분해질 때까지는 새끼에게 젖을 먹이게 해선 안 된다. 제일 좋은 방법은 새끼에게는 분유를 먹이고, 어미개는 다른 곳에 격리시켜두는 것이다. 어미개가 힘들어할 경우 음식이나 약을 투여하여 24시간 정도는 젖을 물리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