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판매량 300% 늘어…사는 데 3일, 다는 데 7일
"지금 주문하면 10일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는 에어컨과 선풍기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팔려 나가고, 가전업계는 AS센터를 연장 운영하는 등 때 아닌 '에어컨 대란'이 일고 있다.
대구의 유통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23일 이후 에어컨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 백화점들에서 7월 23~29일 에어컨 판매는 전주 대비 적게는 2배, 최대 10배까지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배가량 늘어난 것.
대형마트에서도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20일까지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대비 60%가량 줄었지만 21일 이후부터는 300% 가까이 늘었다. 롯데마트도 25~31일 일주일간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 대비 260% 성장했다.
통상 에어컨 공급은 예약 판매를 하는 3~6월에 꾸준히 이뤄지지만 올해는 예약 판매가 저조했다. 7월 중순까지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날씨가 크게 덥지 않았던데다 불황으로 알뜰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에어컨 판매가 역신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7월 말 들어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5℃를 넘어선데다 열대야도 지속되면서 에어컨 구매가 늘고 있는 것.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송은미(33) 씨는 "에어컨이 지난해 고장났는데 올해는 선풍기로 버텨 보려고 구입하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다들 잠을 설쳐 결국 에어컨을 사러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고 물량과 설치 인력 부족으로 10일은 기다려야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다.
백화점 가전매장 관계자는 "에어컨은 충동 구매가 적고 예약 판매를 통해 여름이 오기 전에 구입하는 패턴이 정착됐지만 올해는 폭염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제품을 구하는데 최소 2, 3일이 걸리고 설치 기사도 부족해 에어컨을 구매하러 왔다가 선풍기나 냉풍기, 제습기 등 대체 냉방기를 구입하는 이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도 에어컨 설치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S센터 상담 시간을 늘리고, 다른 제품 AS 인력을 에어컨에 배치하는 등 폭증한 에어컨 수요를 따라잡기에 바쁘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에어컨 판매량이 10여 일 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며 "에어컨 수리 문의도 급증해 TV'냉장고 등 다른 제품라인의 AS직원들까지 동원하고 근무시간을 늘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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