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 정상(해발 976m)이 내년 말 누구에게나 개방된다. 한국전쟁 뒤 1953년 11월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군 통신기지 건설로 발길이 끊긴 지 60년 만에 다시 국민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구미시가 미군과 합의, 올 10월부터 12억 원을 들여 미군 건물 2동, 철조망 등을 철거하는 데 따른 것이다.
금오산 정상은 그동안 만신창이였다. 미군 시설에 이어 전력과 방송, 통신사 철탑이 여기저기 들어서 정상을 갉아먹었다. 미군 시설은 1991년부터 이용 않았지만 방치됐다. 지금도 등산객과 관광객은 정상 10여m 밑까지만 올라 흉물스럽고 앙상한 철탑과 철조망을 보고 내려가야 한다.
사실 금오산은 예부터 명산이다. 특히 산 정상 모양이 누운 부처 같다고 해서 명명된 '와불상'(臥佛像)은 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해마다 이곳을 찾는 수많은 등산객과 관광객에겐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었다.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의 흔적이 깃든 우물과 사찰 등이 고스란히 남은 불교 성지 구미의 금오산 와불상은 관광명소였던 셈이다.
구미산단의 한 대기업은 최적 공간을 마련, 외국인 등 방문객에게 와불상을 지역 명물로 소개한다. 구미의 대표 공원인 낙동강변 동락공원엔 와불상의 금오산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표시돼 있다. 금오산엔 고찰과 문화재, 충신 이야기와 설화, 전설이 얽혀 산의 가치를 더해 주고 있다.
구미시는 이런 가치를 가진 금오산 정상을 되찾으려 2003년부터 미군과 협상, 지난해 말까지 반환 작업을 끝내려 했다. 미군 측 비협조로 반환이 2년 늦어졌지만 다행이다. 이를 계기로 지혜를 모아 정상의 반환받지 못한 나머지 미군 시설도 되찾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정상 경관을 해치는 다른 철탑 정비도 필요하다. 또 다른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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