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을 꿈꾸는 '영양 양파'] <3> 세계로 퍼지는 '추파 양파' 경쟁력도 최고

입력 2012-07-24 10:31:58

영양군은 중앙아시아지역 추파 양파의 가격 경쟁력을 확인하고 시범사업 확대와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TF를 구성,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나서고 있다. 엄재진기자
영양군은 중앙아시아지역 추파 양파의 가격 경쟁력을 확인하고 시범사업 확대와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TF를 구성,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나서고 있다. 엄재진기자

지난달 중앙아시아 지역 양파산업 취재 과정에서 만난 현지 교민 농사꾼 김도영(52'카자흐스탄 알마티) 씨는 가을에 심어 봄에 수확하는 '추파 양파'의 가격 경쟁력이 춘파 양파에 비해 4배 이상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겨울 날씨가 추운 중앙아시아 지역 대부분 춘파 양파를 재배하고 있지만 저장성이 떨어져 이듬해 수확 때까지 저장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란다. 우즈베키스탄 산악지대에서 생산되는 일부 추파 양파 경우 5, 6월 시장에서 1㎏당 150~200텡게(환화 약 1천200~1천600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이는 1㎏당 40텡게에 거래되는 춘파 양파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추파 양파, 현지 농사꾼들이 '추파'

겨울철 혹한이 이어지는 중앙아시아 지역 나라들은 겨울 농사는 지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특히, 구 소련의 붕괴로 각 연방 나라마다 흩어져 있던 공장들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문을 닫으면서 농업시설을 위한 자재, 농기계 등 농업기반도 함께 붕괴돼 버린 상태라 현실적으로도 겨울농사는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영양군이 한국의 토종 씨앗인 양파(텐신황)를 가을에 심어 겨울 추위를 이기고 봄에 수확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겨울농사에 대한 관심, 나아가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 추파 양파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김도영 씨는 "10여 년 동안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토마토, 양파 농사를 지어왔다"며 "올 해는 아그로진의 양파 씨앗을 구입해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 40㏊ 정도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카자흐스탄 캄차카이 지역에서 3천㏊의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농업회사 '락'의 자니바예코프 사파르베코비치 공동대표는 "우리는 관수시설을 갖추고 기계화로 봄에 직파하고 있다. 농장의 남아도는 땅에 영양의 양파 텐신황을 올가을에 시범적으로 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영양군, 해외 양파산업을 위한 TF팀 구성

영양군은 이번 중앙아시아 양파산업 현장 시찰을 통해 해외 양파산업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이미 국내 양파농사는 첫해부터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상태다. 올해는 해외 재배 시범사업 규모를 지난해 5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영양고추유통공사가 중앙아시아 양파시장에 뛰어들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군비 7억원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는 등 구체적인 양파산업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영양군농업기술센터와 농정과, 영양고추유통공사 등으로 구성된 TFT는 올 연말까지 해외 양파산업 추진에 필요한 국내 영농법인 구성과 키르기스스탄 정부와의 협의, 구체적 투자와 투자 절차 및 각종 MOU 체결, 시범사업과 유통사업에 대한 시장조사 및 추진 계획 등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직까지도 양파 해외사업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영양군의회 의원들과 꾸준히 의견을 나누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그야말로 양파산업이 영양지역 농업구조를 변화시키고 농가 소득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영양군 관계자는 "영양고추유통공사는 해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영양지역 양파 수매로 농가들의 안정적 영농을 위해 재투자할 계획"이라며 "2, 3년의 단기적 시각이 아니라 양파 생산에서부터 저장, 유통, 가공에 이르는 10여 년 정도의 장기적 안목으로 이 사업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종묘+농자재+농업기술+유통'가공=성공

해외투자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배기술뿐 아니라 '종묘+농자재+유통'가공' 등 전 분야에서 함께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 초기 재배에서 결국에는 유통과 가공 분야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농업 투자 선도회사인 안동 광진기업 이동시 대표는 "초기 투자 시 반드시 해외 정부와 합작투자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농기계, 씨앗, 농자재 등을 투자하고 해외 정부는 인력과 땅, 유통을 맡아줘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기관 대 기관의 협약은 해외 투자의 가장 기본"이라 했다. 텐신황을 개발한 국내 종묘회사 아그로진 손현철 대표도 "올가을 시범사업에는 국내에서 농기계와 농자재를 가져가고 현지 농사꾼들에게 겨울농사를 가르칠 것"이라며 "이들이 재배법을 익혀 스스로 양파농사에 뛰어들 때 유통과 가공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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