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본류 동교동계의 자존심…탄탄한 호남 기반 장점이자 한계
민주통합당을 상징하는 인물은 두 명이다. 민주당 당사에 나란히 사진이 걸려 있는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나선 친노 진영은 현재 민주당의 주류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유력한 대선 주자를 두 명이나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사상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 지지 진영에선 대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지난 1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그 대표 격이다. 민주당의 본류를 지켜 온 동교동과 구(舊) 민주계가 '우리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다. 박 지사는 이날 출마 선언문을 통해 "민주당 지킴이 박준영이 당의 정체성을 계승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는 선봉이 되겠다"며 "탐욕과 분노를 넘어 훈훈한 공동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공약에서도 DJ 분위기가 묻어난다. 박 지사는 ▷민족문제의 평화적 해결 ▷농업에서의 새로운 가치와 성장 기회 확보 ▷복지 차원의 일자리 창출 ▷분권을 통한 균형발전 ▷교육의 국가 책임 강화 ▷보편적 복지 ▷친환경 생태주의적 정부 운영과 국토 개발 ▷경제부문의 공공성 강화 등 8대 대선 공약을 제시했다.
해직 언론인(중앙일보) 출신인 박 지사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언론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그는 공보수석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을 거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입과 얼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후 2004년 박태영 전 전남도지사의 자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도백의 자리에 올랐으며 내리 세 차례 전남도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대선 주자로 나선 박 지사의 강점은 선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뿌리 역할을 해 온 민주계를 대표해 DJ의 유지(遺志)를 이어가겠다는 명확한 출마 이유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 도지사 3선에 성공하는 동안 닦은 호남지역에서의 탄탄한 지지기반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반면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낮을 뿐 아니라 중앙무대에서의 정치 경험이 짧아 김 전 대통령을 우호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유권자들을 흡수할 만한 흡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권 도전에 나선 어정쩡한 모습도 득표력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민주계가 대선 정국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3선 광역단체장 출신인 박 지사를 대선 주자로 내세운 것으로 본다"며 "획기적 선거캠페인을 전개하거나 예상 밖의 순풍을 만나지 않는다면 상징적 차원의 출마 이상의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지사는 구 민주계에서 함께 활동했던 원로정치인들과 전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프로필
▷1946년 전남 영암 출생 ▷인창고 ▷성균관대 정치학과 ▷미국 오하이오대 신문방송학 석사'성균관대 정치학 박사 ▷중앙일보 편집국 부국장 ▷청와대 공보수석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 ▷전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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