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전통시장] 새 경쟁력 문화콘텐츠

입력 2012-06-21 14:14:53

추억 심는 '스토리' 팔았더니 손님들 다시 북적

전통시장은 예로부터 서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장터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기억 속의 시장은 사람냄새가 나는 정겨운 곳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고객 만족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 시장마다 고유한 개성을 특화한 상품과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한마디로 전통시장은 자본력을 무기로 하는 대형마트가 갖지 못한 걸 보여줘야 한다.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이 30년 만에 휴무일을 바꾸는 등 변신을 했다. 30년 동안 2'4째 일요일에 휴무를 했던 전통을 이달부터 1'3째 일요일로 바꿨다. 오랫동안 유지했던 휴무일을 바꾼다는 것은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추억의 가요콘서트, 민속춤, 색소폰 공연, 온누리 상품권 최다 보유자 시상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는 등 '서문시장 다시 태어나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 불로전통시장에는 '어울림 극장'을 운영한다. 국내 최초로 도시 5일장 안에 생긴 상설 공연장이다. 고객과 주민이 함께 각종 공연과 연극,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은 누구라도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신청할 수 있다. 듣고 싶었던 음악을 조용히 감상할 수도 있다. 장도 보고, 다양한 문화도 즐기는 문화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어울림극장은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남구 봉덕시장은 공연과 '행운을 잡아라' 행사로, 칠성동 경명시장은 윷놀이 행사로, 서남신시장은 주사위 게임을 펼쳐 고객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다.

◆전국 최고 성공사례-서남신시장

달서구 서남신시장은 전국 전통시장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화된 마케팅으로 전통시장을 훌륭하게 살려 전국에서 벤치마킹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2010년 10월에는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이 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노력은 백화점 못지않은 사은품 행사와 상품권을 주는 에코포인트(ECO-POINT) 제도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이 제도는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회원이 시장을 방문하면 물건 구매와 상관없이 하루 1회에 한해 에코포인트 50점(50원 상당)을 준다. 이 제도는 주민을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회원들은 5천 포인트를 채우면 '온누리 상품권' 5천원권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 700여 명에 불과하던 회원이 2개월 만에 2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또 전화 한 통만 하면 장보기와 배송은 물론 간단한 설치까지 도와주는 '부르미 서비스'도 실시하는 등 고객 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장 안에 고객휴게실을 설치하고 쇼핑에 지친 고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특가판매와 노 마진 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시장 한가운데 특설 씨름판을 설치하고 상인과 고객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남·여 씨름대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다음 달엔 고객의 불편해소를 위해 42대를 주차할 수 있는 시장 주차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서남신시장의 변화 바람은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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