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포항 1후판 공장 폐쇄

입력 2012-05-15 11:09:23

내달부터… 22년 역사 마감

'철강공장 폐쇄, 경기침체의 신호탄?'

동국제강은 내달부터 포항제강소 '1후판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조선과 건설 경기침체에 따른 후판 수요 조절 조치인 셈이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는 경치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10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후판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1990년부터 22년 간 후판(6㎜이상 두께의 철판)을 생산해온 연산 100만t 생산능력의 포항 1후판 공장을 폐쇄키로 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 후판 생산능력은 기존 440만t에서 340만t(포항2후판공장 190만t, 당진공장 150만t)으로 줄어든다.

동국제강 측은 "지난 2010년 연산 150만t 규모의 당진공장 가동과 전략제품인 조선용 TMCP후판 생산을 시작하면서 후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항1후판 공장의 축소와 폐쇄를 고려해왔다"고 밝혔다. 또 "1후판 공장은 노후설비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저부가가치 범용 제품 생산에 따른 원가가 높아 운영보다는 폐쇄로 인한 이득이 높다고 판단된 사업체다"며 "특히 최근 국내 후판시장이 대형선박용, 해양플랜트용 후판 등 고급강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생산규격에 제한이 있는 1후판 공장은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포항지역 경제계는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다. 실제 지난해 4월 t당 111만원이었던 후판값이 8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있고, 유럽 등지에서 선박 발주량이 줄면서 후판 수요 역시 크게 하락하고 있다. 조선업체들의 후판 구매량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었는데, 이는 후판이 덜 소요되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과 일본 철강사들이 원가수준의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현대제철이 20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공세, 국내 불경기, 유럽 발 선박수주 감소 등의 악재가 철강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대형산업현장에서도 경기불황에 따른 경영체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은 올라가고, 공급과잉(연간 400만t)은 심화되는 상황에서 효율성 확보를 위해 1후판 공장의 폐쇄를 결정하게 됐다"며 "2후판공장과 당진공장을 중심으로 고급강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후판 부문 수익성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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