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환승센터, 교통체증 無대책

입력 2012-05-15 10:35:42

"백화점 주차 500대도 난리인데…차량 3천대 어떻게 감당하나"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주변의 교통소통 대책이 크게 부족해 최악의 체증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통'도시공학 전문가들은 복합환승센터가 이미 이달 4일 대구시 교통위원회에서 가결된 만큼 국토해양부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서둘러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의회 연구단체인 '희망과 미래' 주최로 14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동대구역지구 개발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대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과 시의원들은 대구시의 안일한 교통정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대구시 서환종 대중교통과장의 개발계획 브리핑에 이어 열린 토론에서 계명대 김기혁 교통공학과 교수는 "복합환승센터가 성공하려면 윈윈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연계 교통정책을 처음 들었다"며 "전문가 입장에서 걱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환승센터만이 아니라 주변까지 포함한 큰 블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대구시는 전담 태스크포스조차 꾸리지 않았다"며 "대구시는 교통건축 통합심의 이전에 수차례 자문회의를 열고 전문가들의 개선안을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기존 백화점들의 주차면 수가 500~600대 수준인데 복합환승센터는 3천 대에 이른다"며 "이대로 추진된다면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영남대 윤대식 도시공학과 교수는 "복합환승센터에는 다양한 문화'쇼핑시설이 들어서게 돼 유발교통량 증가가 필연적"이라며 "주차장보급상한제, 별도 주차빌딩에 대한 규제 등 대구시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아울러 "범어네거리~동대구역네거리 구간의 대중교통 운영계획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전하는 고속버스터미널 후적지의 난개발에 대해서도 선도적 규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슷한 시설을 갖춘 이시아폴리스 등과도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팀 정웅기 연구위원 역시 "대구시의 구체적인 교통대책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며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는 "복합환승센터로 드나드는 고속버스를 위한 분리차로 설치도 대안의 하나"라며 "동쪽과 서쪽에 있는 철도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과 경전철 건설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권기일 대구시의원은 "동대구역지구 교통 대책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대구시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교통'도시계획'토목'건축'경관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대구역 일대에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연면적 29만9천900㎡)로 들어설 복합환승센터는 내년 1월 착공해 2015년 7월 완공될 예정이다. 대구시와 개발협약을 체결한 신세계는 개발계획서에서 6천450억원을 들여 환승시설과 쇼핑'문화'위락 공간 등 지원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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