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 불편해 자퇴 학생도… "공부할 시간 더 많아지길"

입력 2012-05-09 10:08:25

대구↔하양 도시철 1호선 연장…경산 4개 대학생들 연장 촉구

경산권 4개 대학 총학생회 간부 학생들이 8일 대구가톨릭대에서 간담회를 갖고 도시철도 1호선의 경산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경산권 4개 대학 총학생회 간부 학생들이 8일 대구가톨릭대에서 간담회를 갖고 도시철도 1호선의 경산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통학이 불편해 자퇴하는 학생까지 있습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은 반드시 경산까지 연장돼야 합니다."

경산1대'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 등 경산권 4개 대학교 총학생회가 대구도시철도 1호선의 하양'진량 구간 연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오후 대구가톨릭대 본관 회의실에서는 경산1대학 박광원 총학생회장과 김연경 부회장, 경일대 임언수 총학생회장과 김주호 부회장, 대구가톨릭대 문병훈 총학생회장과 김종윤 부회장, 대구대 권석제 총학생회장과 심재민 부회장 등 경산 4개 대학 학생회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진량 연장을 위한 총학생회 간담회'가 열렸다.

학생 대표들은 도시철도 1호선의 단절로 인해 겪는 불편들을 절박하게 토로했다. 경일대 총학생회는 7일 재학생 800여 명을 대상으로 '도시철도 1호선 연장'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벌였다고 했다. 응답지에 적힌 학생들의 요구는 한결같이 '통학 불편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경일대 김주호(세무회계과 4년) 씨는 "매일 달서구 송현동 집에서 통학하는데 1교시 수업에 늦지 않으려면 오전 7시에는 등교 준비를 해야 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하교할 때 퇴근길에 묶이면 집까지 2시간이나 걸린다"며 "통학길이 고생길"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구대 권석제(임베디드시스템 4년) 씨는 "재학생 1만9천여 명 중 1만2천여 명이 대구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라며 "대구대는 하루에 100여 편의 셔틀버스를 운영하는데도 학생들을 다 태우지 못한다. 1호선이 연장돼 셔틀버스에 드는 경비만 아껴도 등록금 1% 인하 효과를 거둔다"고 했다.

권씨는 "경제적인 타당성을 떠나서 진량까지 1호선이 연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김종윤(조경학과 3년) 씨는 "2년 전 수성구의 형님 집에서 1년간 지내면서 시내버스로 통학을 했는데 너무 힘이 들었다. 결국 학교 인근에 자취집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대학 인근에서 자취를 하는 학생들에게도 1호선 연장이 절실하다. 대구가톨릭대 문병훈(경제금융부동산학과 4년) 씨는 "하양에는 영화관, 백화점 같은 문화'쇼핑 인프라가 부족해 일주일에 2, 3차례 대구시내로 나가는데 하양과 대구 중심지를 잇는 도로(국도4호선)의 교통체증이 매우 심하다"며 "대구 시내로 승용차를 가져갔다가 술자리를 갖고 대리운전을 부르면 학교 앞 자취집까지 3만5천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하양 지역 대학생들 중 일부는 불편을 감수하고 먹을거리와 즐길거리가 밀집한 영남대 앞에 자취집을 구하기도 한다. 오는 10월 대구도시철도 2호선이 영남대 앞까지 연결되면 이런 '더부살이'를 하는 학생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구가톨릭대 문병훈 씨는 "1학년이던 2007년 보증금 50만원에 연 300만원을 주고 영남대 앞에서 자취했다. 영남대에서 30분씩 시내버스를 타고 하양으로 통학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의 불편은 경산권 대학생들의 학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통학전쟁'에 지쳐버린 학생들 중 일부는 수업을 빼먹거나 아예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경일대 임언수(철도학과 4년) 씨는 "통학이 힘들다 보니 수업을 빼먹는 일이 잦고 휴학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김종윤 씨는 "통학이 힘들어 수업을 빼먹는 일이 잦아지면 휴학이나 자퇴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김 씨는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학교가 멀어서'라는 답이 돌아오고 차라리 전문대학에 가더라도 교통이 편리한 대구시내 대학에 가고 싶다는 하소연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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