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초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식인 풍습의 흔적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멕시코의 한 연구팀이 멕시코 북부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사람 뼛조각을 조사한 결과 돌칼을 이용해 사람의 살을 발라낸 흔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었다. 이는 15세기 이 지역에 살던 시시메스 부족이 당시 적을 먹어 치움으로써 적의 영혼을 흡수할 수 있으며 더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여긴 증거였다.
파푸아 뉴기니와 아마존에도 식인 풍습이 있었다. 파푸아 뉴기니의 포레족은 지금은 금지됐지만, 과거에는 죽은 사람의 뇌와 살, 장기를 먹었고 아마존의 야노마모족도 죽은 사람의 시신을 화장한 후 그 재를 죽에 섞어 먹었다고 한다. 인류학자 이상희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들의 식인 풍습이 끔찍하지만 죽은 사람이 살아있는 사람의 일부가 돼 계속 살게 된다고 믿는 하나의 의식이라고 해석했다.
지구상 곳곳에는 식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고 있으며 신대륙 개척에 나섰던 서구 사회에는 식인종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다. 그중에는 굶주림을 해결하거나 증오와 복수의 식인 행위가 있는가 하면 포레족과 야노마모족처럼 사랑의 의미를 담은 식인 풍습도 있었다. 이 때문에 식인 풍습은 흔히 야만적으로 규정되지만 '슬픈 열대'의 저자 레비 스트로스나 이상희 교수의 견해처럼 종교적, 주술적 문화의 일부로 이해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중국에서 사산된 태아나 죽은 영아의 시신을 잘게 절단해 말린 뒤 캡슐에 넣어 만든 '인육 캡슐'이 최근 8개월간 1만 7천 정 이상 국내로 밀반입되다 관세청에 적발됐다.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한 인육 캡슐은 주로 중국인 근로자들이 들여왔으며 구매자 중에는 한국인도 있었다. 인육 캡슐에는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슈퍼 박테리아 등 치명적인 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력 보강을 위해 사슴 뿔과 곰의 쓸개 등 온갖 것을 찾는 한국 사람들을 겨냥해 국내외에서 불법 수렵이 문제가 된 적이 많았지만, 인육 캡슐까지 등장하다니 충격적이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이탈리아 영화 '몬도가네'의 21세기 버전인 셈이다. 정력과 건강을 위해 비이성적이고 무분별하게 인육 캡슐까지 찾게 된 현실은 야만인들의 식인 풍습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안겨준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