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의사를 만나게 된다. 물론 의사를 만나는 일이 적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 의사를 만나면 다소 위축되게 마련이다. 병(건강)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도 모르게 의학 지식을 갖고 있는 의사에 대한 권위를 느끼기 때문이다. 환자 주권이 과거보다 강화됐다고 하지만, 의사와 환자 관계에서 의사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서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사의 태도는 환자에게 중요하다.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태도는 질병의 치료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환자들은 '명의'와 함께 '좋은 의사'를 만나고 싶어한다.
'좋은 의사'란 말의 의미는 다소 주관적이다. 하지만 환자라면 공통적으로 의사에게 기대하는 점들이 있다. 환자들은 자신과 눈을 맞춰주는 의사를 원한다. 별거 아니다 싶지만 대기환자가 많은 병원의 경우 의사가 짧은 진료시간에 환자와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하는 것은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의사가 환자의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지 않고 모니터와 자판에만 눈과 손이 가 있다면 환자는 의사가 자신에게 무관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심지어 어떤 젊은 의사는 나이 많은 환자에게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환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손가락으로 볼펜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수술을 앞두고 불안한 환자 앞에서는 삼가야 할 행동이다.
의사의 화법과 제스처도 중요하다. 어르신 환자의 경우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치료하면 쾌유될 것'이라는 따뜻한 말과 함께 손을 한 번 잡아주는 것은 그 어떤 '교육 받은 친절'보다 중요하다.
환자들이 생각하는 친절은 의사(병원)가 생각하는 친절과 괴리감이 있지 않나 싶다. 지역의 병원들이 친절교육을 비롯해 고객만족(CS) 교육을 앞다퉈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그런 천편일률적이고 학습된 친절보다 소박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을 바란다.
최근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은 20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료 모니터링을 했다고 한다. 환자 동의를 얻어 카메라를 설치해 진료 모습을 영상에 담은 뒤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것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장'단점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여한 교수들은 진료실에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어떤 교수는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쉽지 않지만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환자와 눈을 맞추며 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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