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신록 속으로 '풍덩' 가족 사랑도 '흠뻑'

입력 2012-05-02 07:08:06

경상북도수목원'기청산식물원 봄나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난 연초록 잎들이 푸름을 쏟아내는 5월은 싱그럽다. 상큼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5월의 정취를 제대로 즐기려면 수목원으로 가야 한다. 자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자 자연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학습장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인 경상북도수목원과 기청산식물원을 소개한다.

◆경상북도수목원

해발 650m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고산식물원으로 경북에서만 볼 수 있는 45종의 향토 특산식물을 비롯해 1천900여 종, 20만여 본의 식물을 보유한 생물자원의 보고다. 규모도 3천222㏊(약 974만 평)로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수목원은 울릉도식물원, 식약용식물원, 활엽수원, 야생초원, 침엽수원, 고산식물원, 무궁화원, 창포원, 암석원, 철쭉원 등 테마를 가진 24개의 작은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목원이 자랑하는 고산식물원에서는 우리나라 북부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구상나무를 비롯해 설악눈주목'애기원추리'한라구절초 등 70여 종의 희귀 고산식물을 만날 수 있다. 울릉도식물원에서는 우산고로쇠'섬쥐똥나무'족제비싸리 등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48종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창포원은 수목원에서 봄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봄이 되면 푸른 습지 사이로 노랑꽃창포'자색꽃창포'흰꽃창포 등 형형색색의 꽃이 피어난다. 기자가 방문한 시점, 수목원에는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바람에 흩날려 떨어진 벚꽃 잎이 푸른 습지를 가득 수놓고 있었다. 물 위에 점점이 떠 있는 하얀 벚꽃은 봄을 두고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벚나무의 눈물처럼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수목원에는 전망대를 비롯해 생태체험관, 바이오테라피체험장, 숲생태관찰로 등도 조성되어 있다. 관리사무소 안에 있는 생태체험관에서는 수목원의 사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산림욕장에 마련된 바이오테라피체험장은 편백나무로 만든 명상의 방과 황토 원적외선을 체험할 수 있는 황토방 등으로 꾸며져 있다. 해발 720m에 설치된 전망대는 탁월한 조망을 자랑한다. 울릉도식물원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전망대다. 팔각 모양의 전망대에 서면 동쪽으로 월포해수욕장과 호미곶의 시원한 전경이 펼쳐진다.

수목원을 둘러보는 탐방로는 무려 10㎞다. 따라서 방문객들은 주차장 맞은편 숲해설전시관 내 방문자 안내소에 들러 비치된 자료를 보고 체력에 맞는 탐방코스를 선택해서 둘러보는 것이 좋다. 탐방코스는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적당한 A코스(1시간), 일반 체험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B코스(2시간), 수목원 전체를 둘러보는 C코스(3시간) 등 3가지로 나뉘어 있다. 수목원은 지난달부터 개별 관람객들에게도 숲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숲해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0명 이상 단체 관람객들은 방문 3일 전에 수목원 홈페이지(www.gbarboretum.

org) 또는 전화(054-260-6130)로 예약을 하면 된다. 개인과 가족 관람객들은 방문자 안내소에 들러 신청을 한 뒤 하루 두 차례(오전 11시'오후 3시) 열리는 정례 숲해설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수목원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깨끗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또 원칙적으로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다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도시락은 가져갈 수 있다. 관람은 하절기(3∼10월)의 경우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할 수 있으며 입장료와 주차료는 없다.

◆기청산식물원

경상북도수목원에서 10㎞ 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경상북도수목원과 기청산식물원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경상북도수목원이 탁 트인 시야와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반면 기청산식물원은 아기자기하고 밀도있게 꾸며져 있다. 또 경상북도수목원이 반듯하게 정돈된 느낌으로 다가온다면 기청산식물원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조성되었기 때문에 천연 숲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청산식물원은 한 개인의 고집스러운 집념이 일궈낸 산물이다. 이삼우 원장은 1965년 식물원을 조성해 40 년 넘게 가꾸어 오고 있다. '기청산'은 '좋은 곡식만 골라내는 키'를 의미하는 '기'(箕)와 유토피아를 상징하는 '청산'(靑山)을 합성한 것으로 식물과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 원장의 염원이 담겨 있다.

5㏊(약 1만5천여 평)의 기청산식물원에는 2천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대부분이 우리나라 자생식물이다. 식물원은 양치식물관찰원, 야생화관찰원, 울릉식물관찰원, 약용식물원, 향기'향수원, 멸종위기식물전시원, 해변식물관찰원 등 주제별로 꾸며져 있다. 산책로를 따라 식물원을 둘러보는 데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기청산식물원은 보고 배우는 교육식물원을 지향한다.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찰원마다 QR코드가 설치되어 있고 식물 앞에는 설명서가 일일이 붙어 있다. 하나하나 읽으며 이름도 생소한 우리 식물을 알아가는 재미에 빠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야생화관찰원에서는 하트 모양의 금낭화, 잎사귀 밑바닥에서 꽃이 올라오는 까닭에 납작 엎드려야 꽃을 볼 수 있는 서울족도리꽃 등 우리 산하에서 흔히 피고 졌지만 산업화'도시화가 되면서 사라지고 있는 우리 꽃을 만날 수 있다. 약용식물원은 사상의학에 맞춰 조성되어 있다.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 등 체질에 맞는 식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자신의 체질을 알고 가면 몸에 맞는 약용식물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설명서를 읽다 보면 잘못된 상식도 바로잡을 수 있다. 수련은 흔히 '水蓮'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睡蓮'이다. 오전 9시 꽃을 피웠다 오후가 되면 꽃잎을 닫고 잠을 자기 때문에 잠잘 수(睡)자를 쓴다고 한다.

기청산식물원은 2004년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멸종위기종의 관리'보전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멸종위기식물전시원에 가면 울릉도 해안가에 분포하는 멸종위기식물인 섬현삼,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된 멸종위기식물인 대청부채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또 기청산식물원은 체험학습 장소로도 인기가 많다. 지난해 개장한 자연체험학교에서는 식물 관찰, 토종허브식물로 향수 만들기, 식물 표본 만들기 등 초'중'고교생들을 위한 단체 체험 프로그램과 야생화 화분 만들기, 나무목걸이 만들기 등 가족 체험 프로그램 등을 즐길 수 있다. 단체로 체험을 하려면 홈페이지( www.key-chungsan.co.kr) 또는 전화(054-232-4129)로 예약을 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개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으로 평일은 1인당 6천원, 주말과 공휴일은 7천원이다.

대구에서 가는 길: 대구포항고속도로 서포항 IC~안강'포항 방면~청하'신광 방면~청송'상옥 방면으로 접어들어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면 경상북도수목원이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찾아가기는 수월하다. 경상북도수목원에서 기청산식물원으로 가려면 올라온 산길을 내려가 포항'청하'보경사 방면으로 접어들면 기청산식물원 이정표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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