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전래동화 속에 살아있던 해학과 지혜가 변질된 이유는?

입력 2012-05-02 07:42:54

KBS1 '수요기획' 2일 오후 11시 40분

KBS1 TV '수요기획-똥 마렵다던 아이는 어디로 갔나' 편이 2일 오후 11시 40분 방송된다.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호랑이의 대사로 익숙한 우리의 옛이야기다. 어머니를 잡아먹고 오누이의 목숨까지 노려 집으로 찾아온 호랑이. 오누이는 몰래 도망쳐 나무 위로 올라가고, 해와 달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 우리가 모르는 아주 중요한 장면이 빠져 있다. 호랑이와 함께 방에 있던 오누이는 어떻게 도망쳐 나온 것일까? 호랑이와 함께 있던 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오누이는 기가 막힌 꾀를 낸다. 바로 '똥이 마렵다'는 핑계를 댄 것. 이 장면에는 옛사람들의 해학과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등이 담겨 있다.

팥쥐 모녀에게 갖은 구박을 당하던 콩쥐가 결국 원님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산다는 한국판 신데렐라 '콩쥐팥쥐' 이야기. 하지만 '콩쥐팥쥐'의 진짜 결말은 콩쥐가 결혼 후 팥쥐 모녀의 계략으로 죽음에 이르지만 다시 환생해 팥쥐 모녀에게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1920년대부터 전국을 돌며 옛이야기를 기록해온 채록가들. 우리 옛이야기의 채록본을 집성한 '한국구전설화'에 나오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사라진 장면들은 누가 삭제한 것일까. 우리의 옛이야기가 변질된 이유는 무엇일까.

1924년 조선총독부가 우리나라 최초의 전래동화집을 정리하여 발간한 '조선동화집'. 일본인 학자가 우리나라의 옛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니 변형된 옛이야기가 우리의 옛이야기인 것처럼 자리 잡아 버린 것이다.

전래동화를 읽는 아이들에게 뿌리를 알려주기 위해 옛이야기의 원형을 이해하고 제대로 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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