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비슬산 까지봉 멸종위기식물 '깽깽이풀' 수난

입력 2012-04-27 07:50:08

비슬산 자락 인흥마을 까치봉은 봄이 되면 등산객과 봄 풍경을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그 때문에 수난을 맞고 있는 식물이 있다. 바로 까치봉에 자생하는 멸종위기식물(2급)인 깽깽이풀이 그 주인공이다. 비슬산 자락 깽깽이풀은 개화기가 오기 무섭다. 아름다운 개화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애호가들이 즐겨 찾고, 서울에서도 개화 시기를 맞춰 앞다투어 찾아 올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된 육상식물은 모두 56종. 그 중 깽깽이풀이 이곳 비슬산 자락 인흥마을 뒷산에 자생하는, 지역의 유일한 생태계의 보고이다.

3년 전만해도 깽깽이풀은 낙엽과 시초 사이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며 꽃피웠다. 그러나 올 봄 현장을 찾은 필자의 눈에는 많은 개체 수가 훼손됐거나 무작위로 캐낸 흔적이 역력했다.

인흥마을 주민 이모(62) 씨는 "지난해 봄부터 등산객으로 보이는 낯선 사람들이 카메라와 배낭을 짊어지고 마을 계곡을 따라 산에 오른 것을 자주 보았다"며 "우리는 마을에 이런 귀한 식물이 자라는 것도 몰랐다. 관계당국은 하루빨리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꽃 피는 시기와 산불 위험 시기가 겹치는 만큼 산불예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걱정스런 말을 남겼다.

매자나무과(科)에 속하는 깽깽이풀은 여러해살이 풀로 뿌리줄기는 짧고 옆으로 자라며 잔뿌리가 많이 달린다. 잎자루가 길며 잎의 가장자리에는 물결 모양의 굴곡이 있다. 봄에 잎이 나오기 전에 긴 꽃줄기가 나와 홍자색 꽃을 하나씩 피운다.

이렇게 아름다운 야생화가 산을 찾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채취와 훼손으로 그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산림유전자원의 보존과 증식을 위해 관계당국은 하루빨리 특별한 보호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글'사진 권영시 시민기자 kwonysi@hanmail.net

멘토: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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