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 된 광명성, 코스피 방긋

입력 2012-04-14 07:12:12

'광명성'은 1분 만에 재가 돼 떨어졌다. 북한이 야심 차게 쏴올린 미사일 '공중 부유'에 코스피는 코웃음 치듯 상승했다. 2,000선을 보기 좋게 넘었다. '북한발 리스크'는 증시에서 좀체 통하지 않는 말이 됐다. 외려 '북한발 호재'라고 부를 만도 하다. 개미들은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았다. 북한발 변수에 대한 학습효과 덕분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북한발 변수는 종류별로 코스피에 영향을 미쳤다. 다른 변수와 달리 미사일 발사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사망(-1.54%), 핵(-0.94%), 국지적 충돌(-0.50%)은 나름 악재였지만 미사일 발사 시에는 0.82% 올랐다.

가장 최근 있었던 북한발 변수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발 변수가 터지면 투자금을 대거 회수하기 바빴던 증시는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개미들의 사겠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증시가 폭락한 상황에서도 개인은 매수에 나섰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코스피는 북한 관련 사건이 발생한 당일 대체로 하락한 뒤 빠르게 반등하며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2010년 12월 17일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으로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그 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0.16% 올랐다.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벌어진 우리 군의 훈련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높았다. 그러나 훈련 이후 지수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였다. 결국 그해 연말에는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기까지 했다.

북한의 위력 시위나 핵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코스피는 '당일 하락 뒤 빠른 반등'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히려 스페인 금융위기설을 상쇄할 만큼 당일 하락도 없었다. 오전 7시 38분 미사일을 쏘아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도 넉넉한 시간에 열린 주식시장은 바닥을 치고 올랐다.

천안함 침몰 사건 때도 이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1.51% 상승했고, 2009년 11월 10일 터진 대청해전 때도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0.99% 올랐다. 북한이 핵보유 선언을 했던 2005년 2월 10일에도 이후 5거래일 동안 주가는 2.46% 상승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