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고슴도치의 질병

입력 2012-04-12 14:04:21

예부터, 사람들은 개를 반려동물로 가장 많이 키워왔다. 넓은 마당에서 뛰어놀고 낯선 사람들이 오면 짖으면서 집을 지키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사람들이 도시에 밀집해서 살게 되면서, 개를 키우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다양해지게 되었다. 토끼, 페럿, 햄스터, 기니피그 등의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 고슴도치가 반려동물로 최근 많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고슴도치는 잡식성 포유동물로 온몸이 가시털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병원을 찾는 동물 가운데 고슴도치를 종종 볼 수 있다. 고슴도치를 키우는 데 대한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잘 보살피지 못해, 질병에 걸린 것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을 악화시키는 일이 더러 있다.

고슴도치의 대표적인 질병은 진드기 감염이다. 바깥의 풀이나 모래에 노출되었을 때, 진드기가 고슴도치의 몸에 붙어서 기생하게 된다. 또 고슴도치에게 깔아주는 톱밥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대'소변을 보고 나서 청소를 제대로 해 주지 않는다면, 진드기가 번식하게 된다. 진드기에 감염된 고슴도치는 가려움을 느껴서 지속적으로 몸을 긁게 된다. 진드기 감염을 예방하려면, 습도를 높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청소를 자주 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고슴도치에게 치명적인 또 다른 질병으로는 WHS를 들 수 있다. WHS는 Wob bly Hedgehog Syndrome의 약자로 고슴도치의 희귀병으로 알려져 있다. 갑자기 뒷다리의 마비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되는 질병이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근친 교배나 비타민 결핍이 주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WHS는 예방법이 알려지지 않은 불치병이지만, 예방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비타민 공급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

필자도 고슴도치를 1년여 동안 키워보면서 주인을 알아보고 주인에게는 가시를 세우지 않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름을 부르면 다가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모든 고슴도치가 그러하진 않겠지만, 새로운 반려동물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현대사회에 새로운 반려동물이 된 고슴도치를 키워본다면, 개나 고양이와는 또 다른 정(情)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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