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 1세대 남관 탄생 100주년 회고전

입력 2012-04-10 07:03:34

'기호화된 인간형상' 청송이 낳은 세계적 대가

▲남관은? 남관은 일본 태평양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55년 프랑스 파리의 아카데미 드라그랑드쇼미에르에 입학, 추상미술에 몰입하였다. 1958년 한국인 화가로는 처음으로 살롱 드 메에 초대되는 등 국제적인 화가로 인정받았다. 세계적인 평론가 가스통 디일은
▲남관은? 남관은 일본 태평양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55년 프랑스 파리의 아카데미 드라그랑드쇼미에르에 입학, 추상미술에 몰입하였다. 1958년 한국인 화가로는 처음으로 살롱 드 메에 초대되는 등 국제적인 화가로 인정받았다. 세계적인 평론가 가스통 디일은 "동'서양 문화의 어느 일부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둘을 융합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대예술가"라고 말했다. 남관은 국전 심사위원, 한국미술대상 심사위원, 홍익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했다.
남관 작
남관 작 '무제'
남관 작
남관 작 '옛뜰의 인상'
남관 작
남관 작 '정시'(精視)

한국 추상미술 1세대 화가이자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서양화가 남관(1911~1990)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22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053-668-1800)와 대백프라자갤러리(053-420-8015) 전관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는 유족과 개인 소장가 등이 출품한 작품 110여 점이 전시된다.

남관은 인간의 희로애락, 생명의 영원성 등을 정제되고 세련된 색채에 담아, 인간상을 마치 상형문자와 같은 형상으로 표현한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비극적 체험의 실존적 내면세계로 마스크, 상형문자 같은 기호화된 인간형상, 콜라주의 독특한 마티에르 그리고 청색을 주조로 한 서정적이며 동양적 신비의 색채가 작품의 특징이다. 그는 동양의 정신과 문화적 전통을 서양화 기법을 통해 현대적인 추상회화로 발전시켰다.

그는 초기에는 변형된 인상주의 화풍으로 인물을 그리다가 파리에서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는다. 1966년 망통회화비엔날레 대상을 수상하고, 그 후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다.

특히 당시 세계미술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파리에서 동양의 정신과 자신의 체험을 서양의 추상기법과 재료를 통해 독자적인 심상적 추상세계를 표현해 국제 화단에서 당당하게 인정을 받았다는 점은 당시 국내 미술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업적이다. 1958년 살롱 드 메의 초대를 시작으로 유럽 유명 화랑과 미술관 초대전이 이어져, 한국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독창성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작가는 얼룩이나 발묵, 뿌리기, 데칼코마니 등의 혼합적 기법을 적극 활용하면서 화면 속에 시간의 경과와 각 재료들의 마모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흔적들을 남겨 놓았다. 우연과 절제가 만들어 내는 상징적 아름다움을 구현해 내고 있는 추상화로, 환상적이고 유동적인 움직임과 미묘한 변이를 느끼게 한다.

또 동양의 전통 색채인 쪽빛의 풍부한 감성과 무한한 깊이는 남관 예술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요체의 색채로서 신비와 영원, 불멸을 상징으로 표현되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40년대 '호박(1945)'과 '향원정(1947)'을 비롯해 1954년 도불 이후 추상적 미술양식을 보였던 '파리야경(1955)'과 '허물어진 고적3(1963)', '역사의 흔적(1963)', 1966년 망통회화비엔날레에서 대상 수상 후 귀국해 제작된 작품 '옛 형태(1972)', '회고(1980)'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흑백상(1984)'은 가로 720cm의 대형 작품으로, 남관 예술생애에서 최고 절정기에 이른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작품이다. 수묵 드로잉과 수채화, 펜화, 판화, 과슈화 등의 50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을 새롭게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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