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헷갈리는 알쏭달쏭 식품 이야기

입력 2012-04-07 08:00:00

노가리 생태 동태 코다리 북어 황태… 명태家 형제들 뭐가 다른거니?

동아쇼핑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조현수 씨와 박노을 씨가 아무리 봐도 헛갈린다는 표정으로 명태와 조기를 살펴보고 있다.
동아쇼핑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조현수 씨와 박노을 씨가 아무리 봐도 헛갈린다는 표정으로 명태와 조기를 살펴보고 있다.
서해안에서 잡아올린 목포 먹갈치. 실제 색깔이 먹빛이다.
서해안에서 잡아올린 목포 먹갈치. 실제 색깔이 먹빛이다.
흰계란과 노란계란의 차이는 뭘까?
흰계란과 노란계란의 차이는 뭘까?
오징어, 문어, 낙지, 주꾸미. 꼴뚜기가 사진촬영을 위해 잠시 외출했다.
오징어, 문어, 낙지, 주꾸미. 꼴뚜기가 사진촬영을 위해 잠시 외출했다.

식품, 제대로 알고 먹기 참 힘들다. 같은 음식이라도 그 종류가 천차만별인데다 수입품 등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옴에 따라 전문가조차 식품의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렵고, 실제 가정에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전업 주부들조차 똑같은 생선이거나 고기인데도 잘 모르고 집에서 요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구요리학원 이숙련 원장은 "음식이라는 것은 원래 그 재료가 신선해야 하고, 어떤 상태인지 알고 요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요즘은 다양한 식품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원산지 등을 속이는 경우도 많아 제대로 알고 먹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동아쇼핑 지하 1층 식품관 조현수(32) 과장도 "12년 동안 백화점 등에서 식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사실 일반 손님들이 식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사는 것은 힘들다"며 "코다리, 동태, 황태, 북어 등이 모두 명태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잘 없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헷갈리기 쉽고, 구분이 힘든 식품들의 알쏭달쏭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봤다.

#1. 노가리-생태-동태-코다리-북어-황태

박노을(23'여'회사원) 씨는 위의 여섯 가지 생선들에 대해 전혀 모른다. 여섯 가지 생선이 다 다를 수도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노가리는 술안주용으로 먹고, 생태는 탕으로, 동태는 찌개로, 코다리는 조림으로, 북어는 국으로 황태는 포로 먹는 것으로만 여긴다. 하지만 최근 식품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구분법에 대해 들었다.

위의 여섯 가지 생선들은 모두 명태다. 명태 중에 어린 새끼들을 건조한 것이 노가리이며, 생태는 갓 잡아 얼리지 않은 상태의 명태이며, 동태는 급속 냉동한 명태다. 코다리는 반건조 상태의 명태를 말하고, 북어는 생태의 내장을 제거하고 말려서 수분이 말끔히 빠진 상태를 말한다. '더덕 북어'라는 별칭을 가진 황태는 산란기 중에 잡은 명태를 얼리고 말리는 과정을 20회 정도 반복해 가공해 속살이 솜같이 부드럽고 맛이 고소한 형태로 만든 것을 이르는 말이다. 명태는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 유명한데, 상태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생선처럼 불려서 일반인들이 잘 구별하지 못하는 생선으로 유명하다.

#2. 굴비와 조기는 뭐가 달라?

김수지(28'주부) 씨는 굴비와 조기에 대해 비슷한데 굴비는 국내산 작은 물고기고, 조기는 수입산 큰 물고기라고 여기고 있다. 김 씨는 제사상에는 조기가 올라가고, 굴비는 선물용으로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굴비로 유명한 영광 굴비는 흔히 들어 알고 있다. 이것이 알고 있는 전부다.

굴비와 조기의 구분도 힘들다. 먼저 굴비는 참조기를 염장하여 엮어 말리거나 냉동보관한 것을 말한다. 이런 굴비 중에 영광 굴비는 국내산 참조기를 짚 새끼줄과 노끈으로 엮은 것으로 특허를 가진 식품이다. 조기는 잡은 상태 그대로의 생선을 말한다. 조기에는 참조기뿐 아니라 수조기, 백조기 등이 있다. 한 가지 알아둘 점은 국내산 조기가 크기가 조금 작으며, 우리 입맛에는 맞아 더 좋다고 여기지만 원양어선에서 잡아온 참조기의 물오른 살도 이에 못지않게 맛이 좋다.

#3. 다리 8∼10개 달린 연체동물들

김상용(35'회사원) 씨는 연체동물로 만든 음식을 특히 좋아한다. 영화관에 가면 오징어나 문어, 술안주로는 주꾸미나 낙지볶음 등을 주로 찾는다. 꼴뚜기도 가정에서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다. 하지만 가끔 낙지와 문어, 주꾸미와 꼴뚜기 등은 헛갈릴 때가 있다고 전했다.

'오징어-문어-낙지-주꾸미-꼴뚜기'의 구분은 명태의 다양한 차이처럼 어렵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같은 연체동물이지만 다른 종류이기 때문이다. 오징어는 '오적어'(烏賊魚)라고도 하는데 몸은 머리'몸통'다리의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2개의 촉완(觸腕)과 8개의 다리가 있다. 그래서 다리가 10개다. 문어는 다리가 8개 있는 연체동물로 크기가 오징어에 비해 휠씬 크다. 알아둬야 할 것은 두족류를 분류하면 아가미가 2쌍 있는 사새아강(앵무조개 등)과 아가미가 1쌍 있는 이새아강(오징어'낙지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이중 이새아강은 다시 다리가 10개 있는 오징어류인 십완목(Decapod)과 다리가 8개 있는 낙지류인 팔완목(Octopoda)으로 나뉘어진다는 사실이다.

주꾸미는 팔완목 문어과의 연체동물로 낙지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크기가 더 작다.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남도에서는 쭈게미로 불린다. 흔히 '쭈꾸미'로 부르지만 '주꾸미'가 정확한 이름이다. 꼴뚜기는 아주 작은 새끼 오징어로 보면 된다. 참오징어와 같은 큰 오징어의 새끼를 꼴뚜기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주로 젓갈용으로 쓰인다.

#4. 은갈치와 먹갈치, 흰계란과 노란계란

김영섭(40'자영업) 씨는 흰계란과 노란계란이 왜 다른지 잘 모른다. 또 은갈치와 먹갈치는 어떻게 다른지 모르고 그냥 먹는다. 김 씨는 이런 우스꽝스런 상상도 해봤다. 혹시 빨간색 닭은 빨간계란을 낳지 낳을까? 먹갈치는 먹을 갈아서 묻힌 것은 아닐까?

실제 어렵다. 하지만 흰계란과 노란계란의 본질은 같다. 난각색과 계란의 영양가도 무관하다. 노란색 계통 계란은 사료 섭취량이 많고 생산비도 많이 든다. 깃털이 밤색인 닭은 노란빛을 띤 달걀을 낳는다. 깃털이 흰 닭은 흰 달걀을 낳는다. 노른자의 색은 암탉이 무엇을 먹는가에 달렸다. 밀 위주의 사료를 먹으면 밝은 노란색의 노른자가 생기는 반면 알팔파(콩과의 풀)를 사료를 먹은 닭은 주황색에 가까운 노른자를 만든다. 노란 달걀이 더 비싼 이유는 덩치가 커서 사료를 더 많이 먹고, 더 큰 알을 낳는 품종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은갈치와 먹갈치의 기본적 차이는 잡는 방법이다. 은갈치는 낙시로 낚은 갈치며, 먹갈치는 그물로 잡은 갈치를 말한다. 또 먹갈치는 검은색을 띠는 것이 많아 그렇게 불린다. 먹갈치는 또 트롤갈치로도 불린다. 심해의 깊은 곳에서 그물로 잡아올려 몸의 상처도 별로 없고, 실제 맛이 은갈치 못지않게 좋다.

백설탕과 흑설탕의 구분도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백설탕은 제조과정에서 뜨거운 열을 가해서 색소 표백제 등 각종 화학성분을 넣어서 만든 것이고, 흑설탕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뜨거운 열만 가해서 만든 것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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