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사진) 초대 민선 대구시장이 4일 4'11총선과 연말 대선을 앞둔 현 정치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대구가 12개 선거구라면 3분의 1 정도는 서민, 저소득층을 대변하는 정당이나 정파의 후보도 뽑아야 한다. (새누리당이 독식하는 구조는) 대구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요약됐다. 관계기사 3'4'5면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의 지역구이기도 한 달성군 출신인 문 전 시장은 이어 "(1당 독점으로 간다면 박근혜 위원장이 나서는) 연말 대선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그는 "대구지역의 정치가 너무 낙후돼 있어 나라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을 이어갔다.
은퇴 후 그동안 고향인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남평 문씨 세거지의 거처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고 지인들과의 교류만 갖는 등 '조용하게' 지내오던 문 전 시장은 이날 최근 4'11 총선을 앞둔 지역의 정치 상황에 대한 기자의 줄기찬 요청에 이같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렵사리 말문이 열리자 문 전 시장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1당의 독점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이야기했다. 현 정부 동안 누가 뭐래도 재벌 위주. 잘 사는 사람만 혜택을 본 게 사실이라고 했다.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도리어 악화됐으며 서민경제는 힘들어지고 골목상권은 무너졌다고 했다.
뭐라고 해도 새누리당은 부유층 지지 정당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상대적으로 서민, 농어민, 노동자 지지 정당이다. 기업인들은 야당을 사상적으로 문제시하면서 종북세력과 동일시 한다. 그리고 야당이 집권하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가 만나는 재계 인사들의 생각은 비슷한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 전 시장은 "여당밖에 없고 다른 한쪽은 모두 사상적으로 문제 있다고 본다면 민주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경제기획원 예산실장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고 1980년 민주정의당에 몸을 담아 정치를 시작했다. 그 후 민주자유당 국회의원을 지냈고, 무소속으로 출발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민선 대구시장을 두 차례 지냈다. 그런 이력을 가진 문 전 시장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그는 "대구의 정치적 수준도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만이 존재하는 정치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문 전 시장은 "특정인의 당선을 내놓고 지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됐으면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균형과 견제를 통한 건전한 정치 발전이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 전 시장은 최근 크게 세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다고 했다. 학계나 관계 등 지식인 그룹과 재계 인사, 그리고 일반인들이다. 지식인 그룹에서는 대구의 정치 상황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면서 한두 석 정도는 새누리당이 아닌 다른 정치세력 출신 후보의 당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했다. 일반인들을 만나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나 재계 인사들은 조금 다르더라는 말도 했다. 진보적인 정파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다고 했다. 사상성을 의심하면서 이들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는 소리가 많다고 했다.
문 전 시장은 이들의 그런 우려를 이해한다며 최근 민주통합당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이야기를 했다. 그는 그들에게 "왜 사상적으로 의심받을 말과 행동을 하느냐. 야당 정치인들도 진정으로 시민과 유권자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토론도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지역의 특수한 정서만 핑계를 대며 유권자들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었다.
이동관 정치부장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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