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개봉했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타이타닉'이 15년 만에 3D 영화로 다시 제작되어 실제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100년이 되는 이번 주에 관객들을 찾는다. 개봉 당시 전미 박스오피스 15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영화는 세계적인 명작으로 자리 잡으며 흥행수익 18억달러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또한, 영화만큼 불후의 명곡이 된 'My heart will go on' 역시 3천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영화는 변함없이 관객들을 강력하고 역동적인 드라마가 있는 전설의 '타이타닉호' 위로 안내한다. 엄격한 상류사회에 숨 막혀 하는 로즈(케이트 윈슬렛)는 귀족 약혼자와 함께 미국으로 향하는 타이타닉호의 1등실에 오른다. 한편 부두의 선술집에서 도박으로 운 좋게 타이타닉호의 3등실 티켓을 얻은 가난한 화가 잭(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역시 아슬아슬하게 배에 승선한다. 그리고 로즈가 결혼을 비관해 바다로 뛰어들려는 순간 우연히 이를 본 잭이 로즈를 극적으로 구출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서로 끌리게 되는 두 사람은 금지된 사랑을 시작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배가 침몰하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세기의 로맨스는 바로 침몰하는 순간 보여준 두 사람의 성격에서 드러난다. 주인공인 잭은 멋진 남자다. 거기다 바다라는 분위기에 취해 배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로즈의 기억 속에 잭은 언제까지나 멋진 남자로 남아 있거나 둘은 함께 도망칠 수도 있다. 그러나 낭만의 시간은 점점 죽음에 대한 공포가 다가오는 상황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 그 순간에 잭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에 급급했다면 영화는 그저 삶을 갈구하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불과했을 것이다. 잭을 구하기 위해 탈출을 앞둔 상황에서 행동했던 로즈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 원하지 않는 결혼에 절망하며 바다로 뛰어들려 했지만, 막상 발을 헛디디자 살려달라고 외치던 그녀였기 때문이다. 위기의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진취적이고 숭고한 모습이야말로 명불허전의 이야기를 만든 본질이 된다.
제임스 캐머런은 최첨단 기술이 단지 영화의 시각효과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격정적인 감정들을 드러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신념으로 5년의 제작기간과 200억원의 추가 제작비용으로 이야기를 입체영화로 재탄생시켰다. 그리고 이 결과물은 아마도 타이타닉을 보지 못한 2000년대의 젊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부가적으로 영화는 지금도 세계적인 스타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젊고 아름다운 외모의 절정을 보여주던 시절로 관객을 인도한다.
한편 시사회 이후 관객들의 반응 역시 감독의 의도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의 규모가 큰 만큼 대단한 3D 효과를 기대하고 극장으로 들어섰다가 어느 정도 실망을 표시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정작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은 주인공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시각효과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아바타' 연출을 통해 검증된 감독의 시각효과에 대한 안목과, 그보다 앞서 증명된 바 있는 재개봉하는 작품의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만나 관객들에게 어떤 추억을 선사할지 주말 극장가의 결과가 벌써 궁금해진다. 상영시간 195분, 15세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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