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수시로 확인하고 연체는 절대 하지마라"

입력 2012-04-03 07:36:40

신용등급 관리합시다

"나만 왜 이렇게 이자가 높지?"

받을 이자 이야기가 아니다. 빌린 돈에 붙는 '내가' 부담해야 할 이자 얘기다. 애오라지 '내 돈'으로만 살아갈 수 있으면 오죽 좋으랴만 실상이 그렇지 않은 이들이, 우리 동네 말로, '천지삐까리'다. 그렇기에 빌릴 때 부담해야 할 이자 등 조건을 좋게 하려는 시도는 이어진다. 그러나 은행 문턱이 마르고 닳도록 돌아다녀도, 은행들끼리 짜고 치는 건지, 이율은 엇비슷하다. 모든 금융회사가 하나같이 떠받들고 있는 '신용등급'이 이율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높이려면

마침맞게 금융위원회의 '서민금융 기반강화 종합대책'에 따라 지난해 10월 신용평가 기준이 대폭 완화되면서 개인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긴 했다. 2010년 말 700만 명을 웃돌던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1년 만에 500만 명대로 줄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고개를 젓는다. 신용평가사들이 정부 방침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신용평가에 불리한 요소는 평가 항목에서 없애거나 비중을 줄인 것이지 실질적으로 신용도가 높아진 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대부분의 은행은 5, 6등급 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여전히 꺼린다. 신용등급에 따라 천차만별인 금융권 대출금리, 신용등급 관리에 소홀하면 곤란한 이유다.

그렇다면 신용등급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신용평가사와 금융업계는 신용등급을 높이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연체는 신용등급에 치명적이다. 연체 기간이 길수록, 횟수가 반복될수록 신용등급은 떨어진다. 3개월이 넘는 연체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3개월 내의 단기연체도 3년 동안 연체를 하지 않아야 신용등급을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다. 현재 연체 중이라면 가장 오래 연체한 것부터 먼저 갚아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연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부채도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기 쉽다. 부채를 줄일 때는 은행권에 견줘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부채부터 우선 갚아 나가는 것이 좋다. 제2금융권은 높은 금리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나 현금서비스도 부채로 간주된다. 대출건수가 많은 것 역시 신용에 악영향을 끼친다. 여러 금융회사에 걸친 소액대출은 한 건으로 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신용등급 조회해도 괜찮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우선 내 신용등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부터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어디에서, 어떤 단계에서 신용등급을 조회하느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대부업체의 신용정보 조회 및 이용실적은 신용등급 하락요인이 될 수 있다. 대부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한 단순 조회 실적은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대출신청 후 심사 단계에서 이뤄지는 조회(대출실행 조회) 실적은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신용조회 기록은 신용등급에 반영되지 않는다.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자가신용조회부터 금융기관의 신용조회까지 유형과 횟수를 따지지 않는다. 종전에는 3회 이상의 자가 신용 조회나 대부업체 신용조회 기록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가계부채대책에 따라 조회기록은 더 이상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없다.

대출을 받으려면 대출금리가 낮은 금융기관, 제1금융권을 먼저 찾는 게 좋다. 대출을 거절당해도 조회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출금리가 높은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으면 상환 부담 때문에라도 대출 시점에서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부채가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자가신용 조회도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현명한 신용생활을 위해 자신의 신용등급을 자주 확인하면 좋다. 특히 대출'연체'신용카드 발급'상환 등 신용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신용등급을 조회해보면 신용등급 향상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신용등급은 새희망네트워크(www.hopenet.or.kr)에서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서 매기는 등급은 마이크레딧(www.mycredit.co.kr)에서, KCB에서 매기는 등급은 올크레딧(www.allcredit.co.kr)에서 볼 수도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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