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산단·3공단 등 100평 단위 소형부지, 최근 땅값 상승 주도 기획
대구 서대구산업단지에 입주한 K사 A대표는 공장 증축 부지를 찾던 중 인근 도로변 공장용지가 3.3㎡(1평)당 600만원대에 매매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생각한 가격보다 너무 높았던 것. A대표는 "우리가 입주할 당시에 비해 100만원 이상 뛴 것 같다"며 "이렇게 높을 이유가 없는데 거품이 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산업단지 내 공장 부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제조업 경기 상승으로 공장부지를 찾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접근성이나 인력 공급이 원활한 도심 내 공단 부지 공급은 부족한 탓이다. 일부에서는 땅값 상승이 소규모 용지 매매가 늘어나면서 일어나는 '부동산 거품'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대 2배까지 상승=지난해 3월 경매에 나온 성서산업단지의 옛 삼성상용차 부지 내 용지 2만4천314㎡의 낙찰가격은 3.3㎡당 408만원이었다. 10여 년 전 대구시가 기업에 분양한 가격(1㎡당 22만원)에 비해 6배 이상 뛰었다. 성서산단 내 다른 공장용지의 실거래 가격도 최고 350만원을 넘어섰다. 5년 전 150만~200만원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김낙현 부장은 "역세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공단 내 부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최근 부지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대구산단과 3공단 공장용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서대구산단과 3공단 내 최적지의 매매 가격은 평당 최대 500만원 선. 2, 3년 사이 적게는 2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장가동률 증가와 섬유 및 자동차부품의 경기 호조로 공장용지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일반 주택지역 땅값보다 산업단지의 가격이 더 높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품 우려=도심 내 공장용지 가격 상승에 대해 산업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3공단의 한 업체 대표는 "공장용지가 평당 500만원에 가깝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1천 평을 구입하는데 50억원이나 든다는 소리지만 조그마한 중소기업이 그만한 자금력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330㎡(100평) 단위의 소규모 용지 매매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작은 규모의 부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량을 따라잡아 가격이 뛰었다는 것. 시 관계자는 "계획개발 산업용지인 성서산단의 경우 500평 이하의 분할 매매가 안 되지만 자생적으로 생겨난 서대구산단과 3공단의 경우 작은 평수로도 매매가 잦다"고 설명했다.
서대구산단과 3공단 내 곳곳에서는 '100평, 150평 공장 매매 및 임대'라는 전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면 3천300㎡(1천 평) 이상의 규모가 큰 용지 매매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대규모 공장을 소규모로 분할, 가격을 올려 매매하는 일명 '기획부동산'이 개입한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성서산단 관계자는 "지난해 옛 삼성상용차의 부지 경매에 기획부동산이 참가해 분할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렇게 될 경우 가격은 가격대로 오르고 실제 땅을 필요로하는 이들에게 제공되지 않는 '부동산 거품'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 산업입지과 관계자는 "조성 중인 858만㎡(260만 평)의 국가산업단지 중 594만㎡(180만 평)를 내년 3, 4월 중에 분양할 계획이다"며 "3.3㎡당 80만원대의 분양가격으로 기업에 땅을 제공해 공장용지 가격의 거품을 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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