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닳는 부산, 먼지 날리는 대구…

입력 2012-03-15 10:05:38

野風 거세고 새누리 심판론…여야 대표부 경쟁적 '구애' TK는 '與

18대 국회에서 대구의 정치 위상이 부산에 밀려 자리를 찾지 못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9대 국회에서도 이런 기류는 역전될 기미가 없어 보인다.

노무현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문재인 바람 탓에 올해 들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을 두 차례 찾았다. 이른바 '문(문재인)'성(문성근)'길(김정길)' 바람이 낙동강 전선에서 일어나자 방패막이를 자임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항마로 나선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 띄우기도 성황이다. 관계기사 3'4'5면

이번에는 민주통합당이 '해양수산부 부활'이라는 '항도 부산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한명숙 민주당 대표가 직접 부산을 찾았고, 문재인 상임고문(사상), 문성근 최고위원(북'강서을), 김영춘 전 최고위원(부산진갑),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부산진을) 등이 총출동한 자리에서다. 한 대표는 "국회의원 18명 중 새누리당 17명이 부산을 발전시켰냐"며 "부산은 새누리당에 마음을 줬지만 새누리당은 부산을 버렸다"고 자극했고, 문 최고위원은 이 밖에 부산 북항 재개발, 해운'항만 기업의 본사 유치, 선박 금융산업 육성 등 공약을 내걸었다.

경쟁적으로 여권도 부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은 부산만의 일도 아닌데도 부산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 신공항 백지화 이후 대구에서도 "이번에는 갈아보자"는 여론이 비등해졌지만 유독 '부산 눈치보기'만 집중하고 있는 여권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의 승리 가능성이 부산보다 대구가 더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면 부산에는 야권의 대선 주자가 성장을 하고 있고 국회의원 배출 가능 지역도 대구보다 숫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도 대구는 아직도 절반이나 공천자를 내지 못했다. 공천 확정자의 면면도 대조된다. 부산은 4선의 정의화 국회부의장, 3선으로 친박계 핵심 측근인 서병수 의원, 재선의 유기준'김정훈 의원, 초선 이진복'박민식'김세연 의원을 공천했다. 김세연 의원은 당 비상대책위원이기도 하다. 이들이 만약 당선된다면 부산은 5선부터 4선, 3선, 재선, 초선 등이 골고루 분포된다. 특히 공천 불복 후 탈당, 무소속 출마 러시를 막은 김무성 의원은 총선 이후 '괜찮은 자리'가 보장돼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대구는 재선의 유승민, 초선 조원진 등 현역 2명을 공천 확정했고, 서구, 달서갑, 달서을, 달성군을 신인으로 채우더니 나머지 지역구는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마치 문제 지역구 내지 사고 지역구인 양 취급하고 있다. 3선의 이한구, 재선의 주호영, 서상기 의원 등이 공천을 받을 경우에는 12곳 중 7곳이 교체되는 것이고, 이들 가운데 추가 유고가 생긴다면 최대 9곳까지 바뀌게 된다.

당대표나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 핵심 당직이나 상임(특별)위원장 등 국회직은 대구의 몫이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18대 국회에서 TK 의원들이 받은 푸대접이 19대 국회에도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탓인지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대구경북에 대한 이렇다 할 공약을 내놓고 있지 않다. 정치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다는 푸념만 들린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