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을 살릴 수 있는 나만의 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월부터 분양한 대구 북구 금호동 택지지구 내 단독 주택 용지. 전체 154필지 중 100필지가 불과 두 달 만에 분양이 끝났다.
LH공사 관계자는 "단독 주택 필지가 이처럼 인기를 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아파트 시장이 주춤하면서 시공사들이 매입하는 공동주택 부지 인기가 시들해진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금호동 단독 필지 가격은 3.3㎡(1평)당 190여만원 안팎. 한 필지가 200~300㎡인 것을 감안하면 건축비를 제외한 땅값만 1억3천~1억4천만원 정도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인근 주민들뿐 아니라 달서구나 수성구 등지에서 단독 필지 구매를 하려는 이들이 많다"며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곳은 10% 정도의 프리미엄까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 지구 내 단독 필지가 인기를 얻는 것은 지구 내 공동 주택을 포함, 7천669가구가 입주하게 되며 도시가스와 전기,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단독 주택이 조금씩 부활하고 있다.
편리한 집으로 인식되는 아파트의 대량 공급에 밀려 1980년대 이후 주택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했지만 친환경 붐과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이 늘면서 신축 단독 주택이 늘고 있는 것.
시공사 관계자들은 "단독은 냉'난방에 취약하고 주차와 방범 문제에 노출돼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건축 자재 및 시공 수준이 향상되면서 획일적인 아파트에 비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재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단독 주택 신축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단독 신축 허가 건수는 2008년 352건과 2009년 295건에 그쳤지만 2010년에는 623건, 지난해에는 545건으로 2, 3년 전과 대비하면 두 배 정도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단독주택은 기존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과는 다르게 나만의 실외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등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형태"라며 "최근 들어 인허가 건수가 부쩍 느는 추세"라고 밝혔다.
기존 주택을 개조하는 리모델링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20~30년 된 노후 단독주택을 구입한 뒤 방범, 주차 등 약점을 보완해 거주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권오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대구시내 30~40평 아파트 가격이면 노후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쾌적한 단독 주택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아파트에 염증을 느낀 일부 수요자들이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단독 주택 건축비는 통상 3.3㎡당 400만원 안팎이며 자재 수준을 높이면 500만원까지 이른다.
건축 면적이 132㎡(40평)일 경우 1억6천~2억원 정도며 부지 비용과 기타 부대 비용을 합치면 4억~6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중대형 신규 분양 아파트와 비교하면 비슷한 가격대가 형성되는 셈이다.
특히 정부나 대구시도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인 주거문화 개선을 위해 단독 및 타운 하우스 건립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단독 주택 인기는 향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한국은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선진국의 2~3배인 60%를 넘어서고 있다"며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개성을 추구하는 세대들이 늘면서 단독 주택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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