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해도 이상 없다구요? 신경정보 시스템 고장 때문
일하고 공부할 때뿐 아니라 쉴 때에도 잘못된 자세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척추가 손상된다. 이런 척추 주변에는 염증이 생겨 2차 신경 손상이 일어난다. 결국 척추에서 갈라져나온 신경은 잘못된 신경정보 전달시스템을 갖게 된다. 모든 조직, 즉 인대, 힘줄, 근육, 혈관 등은 척추신경의 지배를 받는데 잘못된 신호를 전달받은 조직들은 과민상태로 놓이게 되고 특히 근육과 힘줄은 단축되어져 통증을 일으킨다. 즉 팔'다리 끝이나 목, 허리 등 사지말단부의 통증이라도 그 부위를 지배하는 근원이 되는 척추신경을 우선적으로 풀어줘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검사해도 이상 없다는데 왜 통증이?
가령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만이 허리 통증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 척추 주변에 생긴 염증과 유착(주변이 엉겨붙음)이 오히려 주 원인이다. 따라서 CT나 MRI 검사에서 디스크나 종양이 없다고 해서 통증의 원인이 없다고 판단하거나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아울러 CT나 MRI상 디스크 증상이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통증의 주 원인일 가능성은 10% 미만이다. 예를 들어 디스크 제거 수술은 잘 됐는데 환자는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통증의 원인은 디스크가 아니라 척추 주변 염증과 유착 탓에 신경정보 전달시스템이 고장나 생기는 것이다.
이런 원리로 고안된 만성통증 치료법이 바로 'IMS'(IntraMuscular Stimulation ; 근육내 신경자극술 및 유착 박리술)다. 캐나다 통증치료연구소 소장이며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병리학 교수인 챈 건(Chan Gunn) 박사가 고안한 것.
IMS 통증치료는 가는 바늘로 신경이나 신경 주변을 자극해 반사를 일으켜 잘못된 정보전달시스템을 바로잡는 방법이다. 유착이 심할 경우 특수 바늘로 유착된 부위를 미세하게 벗겨내서 통증을 없애주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뼈 주사)요법이나 일시적 신경차단술, 반복적 물리치료와 달리 통증의 근본 원인이 되는 신경을 치료해 통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이다.
다만 ▷어떠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절박한 통증 ▷비뇨'생식기와 항문 괄약근 기능이 손상됐을 경우 ▷파열성 디스크 탓에 다리 감각에 심각한 이상이 있거나 근력이 약화됐을 때엔 디스크 수술이 필요하다.
◆원인을 찾지 못하는 만성 두통
몇 년씩 계속 두통에 시달리지만 MRI, CT 등 다양한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을 찾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실제로 두통의 원인 중의 80% 이상은 경추신경과 관련이 있다. 소파에 누워 잠을 자거나 TV를 보는 습관, 벽에 댄 베개나 쿠션에 기대 목을 꺾는 습관, 직업상이나 게임을 위해 컴퓨터를 너무 오래하는 경우에 저절로 목이 꺾이게 된다. 따라서 경추신경 손상이 오고, 결국 목줄기 근육을 긴장시켜 굳게 만든다. 이로 인해 머리 뒤쪽(후두부)에서 두피를 따라 앞쪽으로 올라오는 후두신경을 압박한다. 관자놀이와 이마 부위까지 이어지는 후두신경은 압박을 받는 바람에 결국 두통을 일으키거나 어지럼을 가져온다.
실제 원인의 시작은 경추신경인데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부위는 머리, 엄밀히 말해 두피다. 이럴 때 의사가 면밀히 검사해서 후두신경과 경추신경의 손상을 확인하지 못하고 MRI나 CT 검사만 하면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
뇌 안에 특별한 질환 원인이 없는 경우, 대부분 두통의 원인은 잘못된 자세로 인한 경추신경의 손상과 그로 인한 후두부 근육의 긴장이다. 결국 경추신경에 대한 근본 치료없이 진통제만 먹어서는 치료가 될 수 없다. 경추신경을 치료하는 동시에 압박을 받는 후두신경을 정상적 신호전달로 바꿔주고, 목과 머리를 연결하는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십견을 비롯한 각종 관절 통증
흔히 말하는 '오십견'은 팔을 올리고 뒤로 돌리고 수평운동을 하는 등의 운동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태이다. 어깨관절을 움직이는 모든 근육을 통칭해 '회전근개'라고 하는데, 경추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정상적 신호전달을 받았을 때 회전근개는 충분히 수축'이완하지만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받아 비정상적인 신호전달이 이뤄지면 회전근개가 제기능을 못한다.
어깨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통증이 있다고 해서 어깨관절만 계속 치료하면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움직임에 따라 잘못된 근육을 구별해 어깨관절을 구성하는 각각의 근육별로 신경을 먼저 자극한 후 치료한다. 신경자극 후에도 만약 호전이 보이지 않으면, 이미 근육 유착이 진행된 것이므로 근육에 대한 미세박리를 해야 한다.
이 밖에 손저림(터널증후군), 안면신경마비(와사증), 턱관절통, 목 및 어깨 통증, 팔꿈치 통증(엘보), 발바닥 및 발뒤꿈치 통증(족저근막염) 등도 IMS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해당 부위에만 스테로이드주사를 놓는 등의 치료는 거의 효과가 없으며 대부분 재발한다. 해당 부위의 근육과 힘줄에 긴장과 수축을 가져온 1차적 원인은 경추신경 손상에 있으므로 우선 이곳을 자극해 풀어주고 부위별로 유착이 심한 경우 엉겨붙은 자리를 미세하게 벗겨낸 뒤 풀어주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권오현 요셉신경외과 원장
(대한IMS학회 학술이사'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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