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조리약은 출산과 동시에 복용해야"
출산을 한 산모라면 한두 번 쯤은 산후조리를 위한 한약을 복용하게 된다. 산후에 한약을 복용하는 것을 옛사람들의 관습적이고 근거없는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출산 후유증을 해소하고 산모의 회복과 모유 수유를 도와주는 방법으로 한약 복용만큼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 대부분의 한의학 의서에는 임신에서 산후에 이르기까지 임산부의 기혈상태에 따른 치료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현대적인 연구를 통해서도 그 효능이 입증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산후에 한약은 언제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 한의원을 찾는 대부분의 산모들은 삼칠일(21일)이나 백일이 지난 후에, 또는 오로(산후에 산부의 음문에서 흐르는 피가 섞인 분비물)가 없어지고 난 다음에 복용해야 한다는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산후 한약의 복용 시기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정답은 산모의 체력이 극도로 쇠약해진 출산 직후에 산후 조리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산후 조리약의 복용 시기를 늦추는 것은 회복시기를 늦추는 것과 같다. 산후 조리를 소홀히 하거나, 무턱대고 유행에 따라가는 식의 몸매 관리는 자칫 건강을 잃기 쉽다. 올바른 산후관리를 통한 산후풍 예방은 출산 후 여성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한의학의 고전 중 하나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허(虛)한 즉 보(補)하고, 실(實)한 즉 사(瀉)하고, 열(熱)한 즉 한(寒)하게 하고, 한(寒)한 즉 열(熱)하게 하라'는 말이 있다. 출산의 힘든 과정을 거친 산모는 그야말로 기진맥진한 상태다. 온몸의 백골(白骨)이 열려 골반을 비롯한 전신 관절이 이완되어 있고, 하혈(下血)로 인해 기혈순환이 순조롭지 못하며 빈혈도 심한 상태다. 물론 오장육부의 기능도 허약해져 소화능력은 물론이거니와 배설 기능을 비롯한 신진대사가 떨어져 극도의 허약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러므로 출산과 동시에 기혈을 보하여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어혈을 제거해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 직후야말로 산모의 자궁 수축을 최대한 빨리 촉진시키고, 모유 수유를 위한 인체의 기혈을 최대한 모으고 집중시켜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의학은 '허'와 '실'의 개념이 분명하다. 허약한 사람은 자기 체질에 맞는 약과 음식으로 빠른 시간 내에 원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산후에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이완된 골반 근육과 관절을 강화시키고 적절한 영양 섭취와 단계적 운동으로 서서히 회복해야 한다. 여러 가지 산후 조리법을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산모의 상황과 체질, 증상에 맞춰 몸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박영선 대구한의대 한방여성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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