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은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성 가치관을 형성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청소년들이 하나의 성적(性的) 인격체로서 성적 권리를 누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청소년들을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성문화로부터 보호해 행복을 가꾸며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의 성 실태와 올바른 성교육에 대해 알아봤다.
◆빨라지는 청소넌의 성(性) 인식
2010년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인 '청소년의 이성교제 실태 및 의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경기도 지역 중학생 400명 중 53%가 이성 친구를 사귀고 있다고 답했다. 초등학생들도 10명 중 3명이 이성 친구를 사귄 적이 있을 정도로 이성 교제의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학생들의 이성 친구 간 스킨십도 과감해졌다. 청소년의 이성교제 실태연구에서 중학교 여학생의 44%는 남자 친구와 손잡기나 팔짱끼기 등 가벼운 신체 접촉을 한다고 답했지만, 14%는 키스나 포옹 등 과감한 신체 접촉도 한다고 답했다.
청소년의 성 상담내용도 바뀌고 있다. 임신, 사춘기, 성적 과잉 충동 등과 함께 동성애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 대구아름청소년성문화센터 김상범 상담사는 "자신의 성적 취향이 동성애가 아닐까요? 하고 물어오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중매체에서 동성애를 많이 다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으며 출산, 결혼의 부담을 덜고 편하게 애정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동성애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로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청소년들에게 유입되고 성적소수자를 이전보다 쉽게 만나게 됨으로써 동성애를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청소년의 성 인식은 빨라지고 있지만 그 속도를 가정과 사회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성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기도 전에 급속한 사회의 변화에 빠져 옳고 그름을 생각할 여지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의 경우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인 만큼 효과적인 성교육을 하고 있다"며 "우리도 학생들의 이성교제를 나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경험 중고생 임신'출산 증가세
요즘 청소년 사이에는 이성 친구를 만난 지 100일, 혹은 200일을 기념해 이벤트를 펼치는 또래문화가 있다. 중학교 2, 3학년만 돼도 이런 이벤트 때 이성친구와 자연스레 스킨십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사귄 지 2개월 된 오빠가 있어요. 이 오빠가 계속 성관계를 요구해요. 저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혹시나 임신이 될까봐 걱정도 되고…. 해봤는데, 별로였어요. 기분도 썩 좋지 않고요. 거절하고 싶은데, 거절하면 화낼 것 같고, 헤어지자고 할까봐 좀 그렇고…." 청소년성문화센터에 올라온 상담내용 중 하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고생 3천59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3.5%에 해당하는 126명이 성(性)관계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중 10명은 임신 혹은 상대방의 임신을 경험했으며, 6명은 출산을 했다고 대답했다. 이는 2010년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인 3.2%보다 0.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고교생 중 성 경험 비율은 2010년의 5.3%에서 2011년에는 6.1%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성 경험을 한 고교생 비율은 설문 조사결과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 경험을 가진 청소년의 비율은 특히 고교 1, 2학년 사이에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1~3학년의 성 경험 비율이 0.6~1,2%에 그친 반면 고 1은 3%. 고 2는 8.6%까지 뛰어올랐다. 고교생 중 일반계고 학생의 성 경험 비율이 3.9%에 그친 데 비해 전문계고 학생의 성 경험은 10.9%에 달했다. 또 남학생(4.5%)이 여학생(2.5%)보다, 대도시 청소년(3.8%)이 읍'면 거주 청소년(2.5%)보다 성 경험 비율이 높았다. 성별 학교 유형에서는 남학교(5%), 남녀공학(3.44%), 여학교(3.2%) 순으로 큰 편차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특히 성관계 경험 비율은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한부모 가정의 청소년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친과 동거하는 청소년의 경우 3.2%의 성경험 비율을 보였으나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청소년은 11.1%, 편모슬하는 3.9%, 편부슬하는 6.5%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학력이 대졸 이하일 경우 4.4%, 대졸 이상일 경우 2.9%의 청소년이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해 아버지의 학력 수준이 낮을수록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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