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패스트패션에 도전…제일모직도 브랜드 출시
'빠른 패션(Fast fashion), 성장도 빠르네.'
SPA 브랜드 돌풍으로 의류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SPA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신제품 출시를 무기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패션시장에서의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해외 브랜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SPA 시장에 국내 패션업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내 SPA 브랜드 시장은 2008년 5천억원 규모에서 2009년 8천억원, 2010년에는 1조2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29조5천억원 규모의 전체 패션시장에서 SPA가 1조9천억원으로 6.4% 비율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2008년 이후 전체 패션시장이 3.9%의 정체된 성장률을 보이는 동안 SPA는 평균 56.0% 신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
지역백화점에서도 의류 브랜드들은 5% 안팎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SPA 브랜드는 매달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유니클로가 지난해 25%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에 이어 대구백화점의 갭과 스파이스칼라, 동아백화점의 국내 SPA브랜드 스파오(SPAO)와 미쏘(MIXXO)도 20%가량 빠르게 매출이 뛰었다.
SPA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저렴한 가격이다. 디자인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일괄하기 때문에 기존 의류업체들과 달리 생산이 빠르고 재고가 적어 가격 거품이 그만큼 빠진다.
전 과정을 한 업체에서 운영하다 보니 소비자에 대한 반응 속도도 빠르다. 의류부터 속옷, 액세서리, 양말까지 다양한 상품을 유행에 맞춰 보통 1~3주마다 새롭게 출시한다.
현재 국내 SPA 시장은 해외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다. 스페인의 자라(ZARA)와 망고(MANGO), 스웨덴의 H&M, 미국의 갭(GAP), 일본의 유니클로(UNIQLO) 등 외국계 SPA가 80~90%를 차지하고 있다. 2005년 국내에 첫 매장을 연 유니클로의 경우 지난 6년간 국내 매출이 12배나 성장했다.
최근에는 토종 SPA 브랜드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스파오와 미쏘는 지난해 각각 700억원, 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표적인 국내 SPA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원색 의상으로 20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에이다임의 '스파이시칼라'도 대백프라자를 비롯해 국내 11개 매장을 내면서 국내 SPA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의류 1위 업체인 제일모직도 SPA 브랜드를 출시했다.
제일모직은 21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에잇세컨즈'(8 seconds) 1호 매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2015년엔 매출 4천억원, 2020년에는 세계 300개 매장에서 1조5천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잇세컨즈는 20, 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여성복과 남성복, 데님, 액세서리, 라운지웨어 등을 선보인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SPA 브랜드들은 해외 브랜드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에는 SPA의 인기로 인해 의류업계가 판매가를 낮추는 등 SPA가 의류 분야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디자인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일괄하는 의류업체. 주문 즉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에 빗대어 '패스트 패션'이라고도 부른다. 기존 의류업체들이 생산은 OEM, 판매는 백화점 등에 맡기는 것과 달리 SPA는 직접 만들어 자기매장에서 판매한다. 과정이 일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생산이 빠르고 재고가 적으며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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