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달성 불출마, 홍사덕 거취 당에 일임, 4선 이해봉도 불출마
새누리당이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를 시작한 가운데 18대 총선 당시 대구경북을 휩쓸었던 '친박 벨트'가 이번 총선에서는 와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년 전 '친박'을 내세운 인사들이 모조리 당선되면서 철옹성이란 평가까지 받았던 상황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친박 벨트'는 총선의 핵심 키워드였다. 사상 유례없이 정당 이름에 성씨(姓氏)를 넣었던 '친박연대' 소속 대구 홍사덕(서구)'박종근(달서갑)'조원진(달서병) 후보가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또 이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이해봉(달서을)'이인기(고령성주칠곡)'김태환(구미을)'정해걸(군위의성청송)'성윤환(상주) 의원은 친박 무소속을 표방하면서 당선돼 '박근혜 마케팅'으로 등원에 성공했다.
당시 대구경북 27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않은 비(非)친박계 당선자는 순수 무소속의 김광림(안동) 의원이 유일했다. 여기에다 친박계이면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여의도에 입성한 서상기(대구 북을)'김성조(구미갑) 의원과 '당사자'인 박근혜 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하면 대구'경북 서부지역은 가히 '친박 벨트'라고 할 만했다.
이번 19대 총선에서도 대부분의 새누리당 후보들은 '친박'임을 내세우고 있다.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들까지 박 위원장과의 이런저런 인연을 내세우거나 박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넣은 홍보현수막으로 친박의 '적자'(嫡子)임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달성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 벨트'는 힘을 잃고 있다. 친박계 좌장 역할을 해온 6선의 홍사덕 의원은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한 상태이고, 달성군과 인접한 달서을에서 내리 4선을 기록한 이해봉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아울러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들로 꼽혀 온 박종근(4선)'김태환(재선)'성윤환'이인기'정해걸'조원진(이상 초선) 의원 등은 당내 신진세력을 비롯한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1차 새누리당 공천 경쟁을 거쳐 2차의 본선까지 '혈전'을 치러야 할 판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18대 총선에서는 박 위원장에 대한 핍박 이미지가 강해 친박만 강조해도 쉽게 경쟁에서 앞설 수 있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후보 개인의 인물과 지역사회 기여도가 공천 잣대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의 공천권자라는 점에서 이번에는 새누리당 밖에서 친박을 외쳐봐야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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