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놀토' 주말 잘보내기 '묘안' 바쁘다

입력 2012-02-13 09:53:42

가족단위 여행객 늘고, 土공연 매출증가 기대…저소득·맞벌이, 교육불균형

새 학기부터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가정은 물론 각급 학교, 관련 업계가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학부모들은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묘안 짜기에 고심하고, 여행'레저'공연 등 관련 업계는 주말을 겨냥한 상품 준비에 열 올리고 있다. 각급 학교와 지자체들은 토요일을 이용한 창의 체험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 등 세부 계획 마련에 나섰다.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분야는 여행'레저 업계. 가족 단위 여행과 스포츠 등 레저 활동이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주 5일 수업제 전면 도입으로 국내 관광 총 지출액은 4조8천625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한 생산 파급 효과는 총 8조4천680원에 이르고 14만6천8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

초등학교 5학년 딸과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 박민수(40'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씨는 "평소 자녀들과 얼굴 볼 시간도 없었는데 이제 추억을 쌓을 기회가 많이 늘었다"며 "주말 여행 상품을 이용해 가족 여행을 떠나거나 가까운 교외로 놀러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역 여행'문화계도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여행 업계는 3월부터 가족 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각종 체험 상품과 단기 해외 여행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공연 업계는 금요일 오후 및 토요일 낮 공연의 매출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방학 때만 집중됐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들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예술기획 성우 배성혁 대표는 "대구는 가족끼리 공연을 보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토요일 휴무에 따른 매출 폭의 변화가 클 것"이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크게 늘어나고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도 주5일 수업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세부 계획을 마련 중이다. 특히 토요 스포츠데이'디베이트 데이와 취약계층을 위한 토요 돌봄교실 운영 등에 주력한다는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토요일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학생들에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인성과 창의성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학부모들의 표정은 어둡다.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는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 자영업자 자녀들은 학교 밖에서 학습 기회를 잃게 돼 가정형편과 교육 여건에 따라 주말 교육의 질적 차이가 커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대구지역 근로자 116만9천 명 가운데 홀로 일하는 자영업자는 18만3천 명, 일용직 근로자는 9만6천 명에 이른다. 적어도 근로자의 23.8%(27만9천 명)는 주말을 자녀와 함께 보내기 힘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토요일에 아이들을 함께 돌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한원경 장학관은 "아이들을 지역 구성원 모두가 함께 기른다는 교육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주5일 수업제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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