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청소년 도와줄 '정의의 사도' 찾습니다"
"'정의의 사도'를 찾습니다!"
최관섭(46)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이 '왕따'(집단 따돌림) 당하는 청소년들을 옆에서 도와 줄 수 있는 '진짜 친구'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며 내놓은 방안이다.
최 정책관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특유의 또래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고민을 부모님과도 상의하질 않아요"라며 "마음가짐이 건강한 청소년들이 또래 집단 문화를 이끌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청소년들이 예전보다 더 별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전보다는 친구들을 괴롭히는 방식이 치졸하고 잔인해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가해학생들이 전혀 견제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면 '친구한테 그러지 말라'고 제지하거나 참견하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정의의 사도'가 필요한 겁니다."
'정의의 사도'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청소년들이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와 살인적인 사교육에 시달리면서 주변 친구들에게 눈을 돌리지 못하고 '정의의 사도'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는 극단적 개인주의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나쁜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 정책관은 "어른들이 제대로 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우리 청소년들에게 공동체 안에서 얼굴을 맞대면서 정서적'감성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북 포항시 죽도동에서 태어난 최 정책관은 그야말로 '교과서' 같은 삶을 살았다. 말썽 한 번 피운 적 없는 모범생으로 불리는 학창시절을 보냈고 대학진학 이후에도 졸업과 취업,결혼으로 이어진 코스를 정석대로만 밟아왔다.
지난 1991년 행정고시 제35회에 합격하며 공직에 발을 들인 그는 공직생활 내내 줄곧 행정안전부에서 인사업무를 주로 맡았었다. 지난 2010년부터 1년 동안 경북도청 보건복지여성국장으로 일하며 고향을 위해 봉사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에는 정책관 공모절차를 거쳐서 지난해부터 근무하고 있다.
"가장으로서 청소년정책을 한 번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논란도 많지만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접속을 제한한 '셧다운제' 도입과정을 겪으면서 보람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보다 수준높은 복지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더욱 더 정부 예산이 투입됐으면 좋겠습니다."
최 정책관은 영흥초-포항중-포항고-고려대 행정학과-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명지대에서 박사(행정학)과정도 밟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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