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재테크] 금융 레버리지효과는 잊자

입력 2012-02-02 14:01:46

지렛대를 의미하는 '레버리지'(leverage)를 금융에 적용해 보면 타인으로부터 빌린 돈을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투자 행위를 지칭한다. 자금을 차입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보다 이를 운용하여 발생하는 수익률이 높을 경우 자금 차입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천만원을 가진 투자자가 5% 이자를 주기로 하고 4천만원을 빌려 총 5천만원을 투자해 1천만원의 수익을 올렸을 경우 이자 200만원을 빼고도 자기자본수익이 800만원이 되어 수익률은 80%가 된다.

하지만 위험도 따른다. 투자가 여의치 않아 1천만원의 손해를 보면 원금은 사라지고 이자 비용으로 20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빚만 남는다. 이를 두고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동산 황제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집필한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세계 10%의 채무자는 빚을 이용해 부자가 되지만 나머지 90%의 사람들은 빚 때문에 더욱 가난해진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빚을 얻어 투자하는 대출자는 '자신은 10% 안에 들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쉽게 돈을 빌리고, 부동산·주식·채권 등 다양한 투자처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출자는 수익은 고사하고 이자를 상환하기도 버거워 빚 때문에 더욱 가난해진다.

레버리지 효과는 남의 돈을 많이 쓰면 더욱 커지고, 그에 비례해 남의 돈을 갚지 못할 금융적 위험도 함께 커진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스스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믿고 '나에게는 더 이상 위험이 아니다. 남의 돈은 더 많은 투자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믿음과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기대심리에 기대어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한다.

특히 금융지식이 조금 쌓이면 빚을 겁내지 않고 '자산=자본+부채'라는 공식을 거론하며 적정한 이자의 대출금은 서둘러 갚아야 할 빚이 아니라 자기자본수익률을 높일 수단이라며 레버리지 효과의 장점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하지만 금융에 있어서 레버리지는 기업이 타인 자본을 이용해 자기자본수익률을 높이는 레버리지 효과와는 달리 봐야 한다. 아직도 10% 부자 안에 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며 무리하게 빚을 내 주식과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고 있다면 빚으로 삶이 피폐해진 수많은 대출자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금융소비자는 빚을 얻어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빚을 얻어 투자하기 전에 한번쯤 점검해 보아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1. 부채를 꼭 활용해야 할 상황인가?-확실한 정보와 전망이 없다면 다음 투자기회를 노려야 한다.

2. 이자와 원금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부채상환 금액이 월소득의 40% 이상이면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포기하는 것이 옳다.

3. 상환계획은 세워놓았는가?-수익과 손실이 났을 경우를 모두 가정한 상환계획이 있어야 한다.

4. 상환계획에 위험요소는 없는가?-직장이 불안하거나 경기침체의 위험이 있는지 등 상환계획에 위험 요소가 있다면 위험 요소를 제거한 후 투자해야 한다.

5. 투자를 확신하는가?-투자에 확신이 섰더라도 부채가 자산의 60%가 넘는다면 무조건 포기하고, 이보다 낮으면 투자를 고려한다.

6.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생활을 절제할 각오가 되었는가?-빚을 얻어놓고 이전의 소비습관을 유지하면 빚을 갚을 길은 점점 더 멀어진다.

정리·이경달기자,

도움말'이흥식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골드클럽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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