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샤넬 '꼼수' 마케팅

입력 2012-02-02 10:11:41

해마다 값 20~30% 올려…인상설 미리 흘려 빈축

"가격 올려야 잘 팔린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 마케팅'이 빈축을 사고 있다. 해마다 국내 판매 가격을 20~30%씩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상 전에 미리 사두면 중고로 비싸게 되팔 수 있는 독특한 시장 구조가 형성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샤넬 가방을 재테크 대상으로 여기는 일명 '샤테크'가 생겨날 정도다.

1일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샤넬 매장 매출은 지난해 1월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외국 고가 브랜드 평균 매출 신장률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매출이 크게 뛰었다.

매출이 뛴 이유는 2월부터 오르는 가격 때문이다. 1일부터 샤넬은 '클래식' '빈티지 2.55' 등 인기가 높은 제품군 판매가를 약 10% 올렸다.

핸드백 대표 모델인 '빈티지 2.55 미디엄백'의 판매가는 607만원에서 670만원으로, '빈티지 2.55 라지'는 663만원에서 730만원대로 올랐다. 샤넬은 주요 가방 판매 가격을 매년 20~30% 정도 인상해 왔다. '빈티지 2.55 라지'는 2008년 334만원에서 700만원을 넘어서며 4년 만에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번 매출 상승도 가격 인상과 관련이 깊다.

한두 달 전부터 가격 인상 소문이 흘러 샤넬 핸드백을 구매하려는 손님이 몰렸고 대구 매장에는 다른 지역에서 핸드백을 구하지 못한 손님들의 전화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결혼 시즌이 앞당겨진 것도 매출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샤넬 핸드백이 혼수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윤달(4, 5월)을 피해 결혼 시기를 앞당긴 예비부부들이 샤넬 매장을 찾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샤넬이 가격 인상을 마케팅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상을 하더라도 최대한 소문이 나지 않도록 하는 반면 샤넬은 의도적으로 가격 인상 사실을 흘린다는 것.

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의 경우 원자재값, 환율 등 가격 인상 요인에 비해 판매가가 급격히 올랐다"며 "가격 인상 직전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