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최대주주는 중동자본…사우디 중앙은행 8.96% 1위 올라

입력 2012-01-31 10:03:28

삼성생명 2위 밀려…외국인 지분 75%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SAMA'8.96%)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2008년 11월부터 1천 일 동안 최대주주 자리에 군림했던 삼성생명이 2인자로 물러났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들의 사자세는 DGB금융지주에도 미쳐 삼성생명(7.25%)의 자리를 SAMA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은 2008년 11월 기존 최대주주이던 미국계 뮤추얼펀드 스몰캡월드펀드가 2008년 하반기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여파로 주식을 팔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스몰캡월드펀드의 지분이 6.3%로 줄면서 오랜 기간 7.36%의 지분을 갖고 있던 삼성생명이 최대주주가 됐던 것.

DGB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대구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당시 SAMA는 DGB금융 지분 2.89%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말까지 지분 6.07%를 추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SAMA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앙은행으로 자체 운용하는 국부펀드를 통해 DGB금융지주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SAMA의 국부펀드(SWF)는 지난해 10월 기준 4천780억달러 규모로 세계 4위 수준. 국내 상장기업 주식을 5% 이상 취득한 것은 DGB금융지주 주식이 유일하다.

SAMA의 DGB금융지주 투자에 대해 경계의 눈빛은 없어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중동 국부펀드 현황과 활용방안'에 따르면 중동 지역은 2000년 이후 유가상승에 따른 거대 재정흑자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기준 1조7천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북미와 유럽 지역에 투자해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투자를 확대했고 우리나라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실제 중동계 자금의 세계시장 공략은 꾸준했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 소유의 투자사인 아바르인베스트먼트는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디트의 지분 4.99%를 인수해 이 은행의 2대 주주로 오른 바 있다. 카타르 투자청과 쿠웨이트 투자청도 같은 해 중국 농업은행 기업공개(IPO)에 36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금융업 투자에 중동계 종잣돈이 대거 유입됐다.

DGB금융지주는 1억3천400만 주 가운데 1억 주 가까이를 외국인이 갖고 있어 외국인 지분율이 75%에 이른다.

한편 대구경북 39개 유가증권 상장사 중 상당수는 회사 소유주 개인의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법인, 특히 외국인이나 증권업계의 큰손인 연기금의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의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 유가증권 상장사 중 최대주주가 회사 소유주로 돼 있는 회사는 총 21곳. 이들의 평균 지분율은 52.61%에 달했다. 대성홀딩스의 김영훈 대표이사(85.75%), CS홀딩스의 장원영 대표이사(84.48%)의 경우 8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어 높은 지분율을 보였다. 세하의 이동윤 대표이사가 22.82%로 가장 낮은 지분율을 보였다. 우리들생명과학의 김수경 대표이사(26.55%), 동원금속 이은우 대표이사(28.57%) 역시 30% 미만의 지분율로 낮은 편에 속했다.

대구경북 유가증권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빅 3 중 DGB금융지주를 제외한 포스코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각각 5.51%, 8.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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