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하나로 130억 매출 대박…상주 외남면 곶감 작목반

입력 2012-01-31 09:54:34

테마축제 열어 판로 뚫고, 브랜드 개발로 이미지 높여

#"호랑이도 무서워한 '곶감'으로 100억원대 매출을 올렸습니다."

400여 곶감농가가 있는 작은 농촌 마을이 아이디어 하나로 13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있다. 우리나라 최장수인 '750년 된 감나무'가 아직도 감을 맺는 상주 외남면이 그 주인공이다.

외남면 농민들은 곶감 출하 시기에 맞춰 지역축제를 열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억원을 들인 축제를 알차게 꾸려 외남곶감을 전국에 알렸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0∼20가구가 모여 작목반 20여개를 만들어 공동상표를 달았다. 좋은 품질을 바탕으로 세련된 디자인으로 곶감을 브랜드화한 것.

특히 판매의 90%가 명절에 몰려 있는 한계를 극복해 전 국민이 평소에도 찾는 기호식품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가공제품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온 피해로 상주 전체 곶감 판매량이 부진한 가운데 외남면 농민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판로를 개척해 억대 부농(富農)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외남 곶감, 두달 만에 매출 130억원

지난해 상주시 전체 곶감 생산량은 252만6천250접. 이 가운데 7.5%가량(19만접)이 외남면에서 재배돼 모두 판매됐다. 매출은 130억 원에 달한다.

30일 상주 외남면 신상리 김기원(52) 씨의 곶감 냉장창고는 텅 비어있었다. 지난해 생산한 상품이 이미 다 팔려나갔다. 올해 1천500접(15만개)의 곶감을 생산한 김 씨는 지난해 12월초 첫 출하 때만 해도 판매가 부진해 의기소침해 있었다. 고온피해로 감에 곰팡이가 피고 낙과가 많다는 보도가 줄을 이어면서 곶감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이상 줄었기 때문.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22일 외남면 곶감테마공원에서 3일간 '외남곶감축제'가 열린 뒤 숨통이 서서히 트였다. 김 씨는 부스를 설치하고 축제에 온 사람들의 팔을 끌어 곶감을 직접 맛보게 했다. 상품사진과 주문 전화번호가 적힌 홍보물을 발품으로 돌렸다. 단체 참가자들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시식할 곶감을 설 대목 전에 우편으로 보냈다.

김 씨는 "축제가 끝나고 설이 다가오면서 직거래 주문전화가 점점 증가해 예년 수준을 넘어 오히려 30%가량 주문량이 늘었다"며 "현재는 생산량을 모두 팔아 약 1억 3천만원을 벌어들였다"고 말했다.

외남면 남촌곶감작목반의 김동균(50) 반장 역시 재배한 곶감을 설 이전에 모두 팔았다. 올해 곶감 1천 접을 생산해 7천여 만원의 수익을 올린 김 반장은 농협의 공동 선별장을 통해 곶감 품질을 인증 받은 뒤 상주시 공동브랜드 '명실상주', 경북농협 브랜드 '천년의 맛' 등의 이름을 달고 전국에 판매했다. 특히 전국의 농협 매장, 대형유통마트, 홈쇼핑 등 판매처를 다양화해 성과를 거두었다.

김 반장은 "인근 다른 면의 경우 곶감을 다 팔지 못한 데 반해 남촌곶감작목반은 자체 브랜드와 세련된 디자인, 지역축제를 통한 홍보 등이 빛을 발해 물량이 모자랄 정도로 나갔다"고 말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외남 곶감

외남면이 성공적인 판매를 보인 것은 '상주곶감'이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공동 브랜드화해 다양한 상품과 판로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김성인 외남면 부면장은 "고온피해 영향으로 곶감 소비를 꺼리면서 내서면, 낙동면 등 상주시의 다른 곳은 전년에 비해 직거래 주문이 30%가까이 줄었다"며 "남은 곶감은 보관비용을 들여야 하고 제때 팔지 못하면 가격도 떨어지기에 농민들의 한숨은 늘어간다"고 전했다.

외남면은 곶감축제를 통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직거래 고객을 늘렸다. 외남면 곶감 농가들은 축제기간 3일 동안 1천500접(15만개)를 팔아 1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판매 직접 수익 이외에도 홍보효과를 최대화했다. 직접 광고보다 언론 보도를 통한 홍보에 집중했다. 지역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사진을 찍어 각자의 블로그를 통해 곶감을 알렸다. 건시와 반건시가 함께 들어있는 혼합세트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명절에 맞는 선물용 디자인으로 재단장했다.

외남면 농민들은 앞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과 곶감테마공원을 통해 명성을 쌓아갈 청사진으로 들떠있다. 면사무소와 농협, 작목반이 합심해 감으로 만든 식초, 말랭이, 고추장, 잼, 젤리 등 국민 기호식품으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정윤 남상주농협 외남지점장은"앞으로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다룬 전래동화가 유래된 외남면 지역에 100억원의 예산을 들인 곶감테마공원이 2013년 완공되면 외남면 곶감의 인지도가 상승해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상주'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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