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도 쇄신도 없이 계파 갈등만 부추겨" 비난까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삐걱댄다. 구성 한 달째지만 국민들은 영 성이 차지 않는 눈치다. 눈에 띄는 정당 개혁도, 정치 쇄신도, 정책 개발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나라당이 가장 시급하게 치료해야 할 계파 갈등 문제는 오히려 촉발하는 모습도 보였다. 급기야 어렵게 위촉한 비대위원들 가운데 일부는 앞으로 더 일을 할지 말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대위원의 중도 사퇴는 악재 중의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비대위 한 달 지났지만
한 당직자는 "'현역 의원 25% 공천 배제'를 빼면 비대위가 어떤 쇄신안을 내놓았는지 기억 나는 게 없다"고 했다. 빈 수레가 요란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외부 영입 비대위원 일부가 비대위 구성 직후 'MB 측근과 실세 용퇴' '친박계 중진 사퇴' 등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이때만 해도 할 소리를 하는 선수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당의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용어를 삭제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없던 일'로 일축하면서 김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 탈당론'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비켜나갔다. MB 정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새 옷을 갈아입겠다는 일부의 주장이 묵살됐다. 다만 인천국제공항과 KTX 민영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부자 감세 철회를 주장하면서 MB노믹스와의 차별을 강조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이면서 대권 후보이기도 한 박 위원장으로서는 쇄신을 하면서도 동시에 당내 반발을 최대한 주저앉혀야 하기 때문에 비대위가 제 목소리와 제 속도를 못 내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설 전'후 일부 언론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도 한나라당 쇄신을 크게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으로서는 고민이 커졌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지율이 오르고 있지만 박 위원장은 답보 상태다. 정당 지지도도 민주통합당에 역전됐다.
◆비대위원 사퇴? 초비상 우려
한나라당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빼자고 주장했던 김종인 비대위원이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이 "비대위가 뭘 해보겠다는 결의가 보이지 않는데 더 이상 할 게 뭐 있나. 전체 당 분위기가 그러니 박 위원장 스스로도 이걸 극복하지 못한다"고 했다.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뒤 비대위원 직을 그만둘 의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도 김 위원은 전'월세, 대학등록금, 청년 일자리 등에 대한 대책을 세우자는 박 위원장의 제안에 예산 확정이 끝난 만큼 불필요한 일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김 위원이 비대위 활동을 마무리하지 않고 중도 사퇴할 경우 '쇄신 딜레마'에 이어 '쇄신도 실패했다'는 '선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당명 개정을 통해 간판을 바꿔 달더라도 쇄신 과정에서 실패한다면 등 돌릴 국민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천 살생부'가 나돌면서 발원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공심위 구성과 공천 과정에서 잃은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우호적인 여론도 아직 적지 않다는 것이 위안이 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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