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철도CY 없는 '기업도시 구미'

입력 2012-01-26 09:36:24

유럽 재정위기와 환율 불안, 미국 더블딥 위기,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기업체들은 올 상반기에도 경영애로를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악재들이 겹쳐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가운데 구미산단 기업체들은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

대전지방법원은 이달 18일 칠곡 약목면의 구미철도CY(컨테이너 적치장)의 사용을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구미철도CY를 이용해 온 구미지역 수출업체는 당장 사용을 중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구미산단 수출입업체의 구미철도CY를 통한 물량은 하루 평균 370TEU(180대분)로, 구미산단 전체 연간 물동량의 28.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수출 경쟁력 향상에 큰 역할을 해왔다.

구미지역 수출업체들이 구미철도CY 대신에 영남내륙물류기지를 이용할 경우 거리가 11㎞ 정도 더 멀어 40피트 컨테이너당 5만~6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등 물류비용이 증가해 기업체들의 재정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구미철도CY의 존치를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지난해 정부종합청사와 국회 앞에서 1인 피켓시위까지 벌였던 김용창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의 그간 노력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김용창 회장은 "구미산단 260여 개 수출입업체들이 기존의 구미철도CY를 이용하지 못하고 칠곡 지천면에 준공된 영남권내륙물류기지를 이용할 경우 연간 40억원 이상의 물류비가 추가로 발생한다"며 "영남권내륙물류기지를 살리기 위해 구미철도CY를 폐쇄하려는 것은 구미산단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판결이다"고 발끈했다.

구미상공회의소 측은 항소 등 추가 법적 대응은 물론 국토해양부 등 정부 당국에 집단 항의방문,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구미철도CY의 사용 중지 판결에 구미지역 기업체들은 구미시에 대한 섭섭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구미지역 기업체들은 구미시가 좀더 적극적으로 구미철도CY 존치에 나섰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구미시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했다.

구미시가 속앓이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컨테이너 적치장은 전형적인 님비현상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위치 선정을 잘못하면 자칫 집중포화를 맞을 수 있다. 또한 컨테이너 적치장을 조성할 정도의 부지 및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미시와 기업체들이 머리를 맞대 구미철도CY를 신설하는 묘안을 짜내 기업하기 좋은 도시 구미를 만들기를 바란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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