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미세먼지 한반도 하늘 뒤덮는다

입력 2012-01-24 18:03:57

중국發 미세먼지 한반도 하늘 뒤덮는다

최근 서해를 건너 날아온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상공을 뒤덮는 일이 잦아졌다. 중국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번진 '베이징 스모그'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PM-10(입자 크기가 10㎛ 이하인 미세먼지)을 기준으로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0㎍/㎥를 넘었다.

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5시 156㎍/㎥로 정점을 찍고서 이튿날 오전 4시 92㎍/㎥로 떨어질 때까지 18시간 동안 100㎍/㎥를 웃돌았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 기준치는 24시간 평균 100㎍/㎥, 연간 평균 50㎍/㎥ 이하다. 서울의 최근 10년간 1월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59㎍/㎥다.

이보다 아흐레 전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비슷하게 올라갔다. 지난 9일 오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18시간 동안 100㎍/㎥를 넘어섰고 한때 147㎍/㎥까지 치솟았다.

앞서 지난해 12월31일 오전에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8시간 동안 100㎍/㎥ 이상으로 측정됐다. 평소 50㎍/㎥ 안팎을 유지하던 미세먼지 농도가 9일 간격으로 배 이상 뛴 것이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미세먼지가 날아드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옅은 황사 수준의 농도가 빈번하게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해 1월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100㎍/㎥ 이상인 때가 단 1시간이었다. 2010년에는 황사가 찾아온 날을 제외하면 모두 16시간이었고 길어야 5∼6시간 지속되는 데 그쳤다.

기상청은 최근 전국적으로 여러 차례 관측된 고농도의 미세먼지 가운데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시기 황사가 발원한 적이 없는 반면 중국 동쪽에서는 대기오염물질 때문으로 추정되는 연무(煙霧)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최근 농도가 짙어질 당시 미세먼지 입자들은 대부분 크기가 지름 1㎛ 안팎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들 미세먼지가 지름 2∼6㎛인 황사 먼지보다 크기가 작은 대기오염물질일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 주변의 기압 배치와 기류의 특성이 중국 하늘에 떠있는 미세먼지를 실어나르는 데 좋은 조건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겨울 규모가 큰 고기압이 중국 대륙에 정체되며 미세먼지를 많이 머금었고 이 공기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건너왔다"며 "바람이 약하면 미세먼지가 더 오래 머물면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지난 18일 충남 태안의 관측소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와 위성자료 등을 분석해보니 절반이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로 나타났다"며 "베이징의 오염물질이 따뜻하고 약한 남서풍을 타면 이틀이면 서울에 도착할 수 있는 만큼 대기오염물질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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