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트렌드 '실속·실용'이 대세

입력 2012-01-21 07:55:55

KOTRA '7대 소비트랜드' 발표

'2012년, 주목해야 할 소비 7대 트렌드는?'

지난해 고물가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지갑 열기를 꺼려 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이 같은 소비심리 위축에도 지난해 스마트폰, LED 조명 등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KOTRA는 최근 해외 18개 무역관(KBC)을 통해 2012년 얼어붙은 소비심리 속에도 주목할 만한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올해 소비 트렌드는 ▷멀티포지셔닝 ▷스크린 ▷시간 절약 ▷웰빙 먹거리 ▷에너지절약 ▷친환경 ▷무소유 등 7가지다.

먼저 '멀티포지셔닝'은 가격과 품질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의미한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을 원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품질도 꼼꼼히 따지기 때문이다.

멀티포지셔닝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는 밀폐용기 브랜드 '락앤락'(Lock & Lock)이다. 락앤락은 불경기로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자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 밀폐 용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유리 대신 투명 플라스틱을 이용해 가격은 낮추면서 품질이 좋은 제품을 판매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기들의 인기로 '스크린' 트렌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부진에도 미국 내 아이패드 판매량은 2010년 850만 대, 2011년 1천940만 대에 달했고, 올해는 아이패드3가 출시될 예정이라 약 3천만 대가 판매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도 2천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4세대 LTE 서비스가 전국망으로 확대될 계획이어서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BB크림처럼 바쁜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시간 절약' 제품들도 각광받을 것이라 예측된다. 바쁜 여성들이 아침에 간편하게 화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국내에서 대중화된 BB크림은 최근 영국에서 '아시아에서 온 기적의 크림'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식사시간을 줄일 수 있어 인기를 끈 햇반과 같은 즉석밥도 올 한 해 시간 절약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웰빙 먹거리'에 대한 인기도 올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능 누출, 멜라닌 파동, 카드뮴 쌀, 가짜 식용유 등 유해식품 파동이 잇따르면서 안전한 먹거리인 웰빙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절약형' 제품은 고물가와 함께 찾아온 경기 침체와 기후변화 위기로 인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연료 가격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다, 온실가스 증가로 환경위기가 대두되면서 소비자들이 낮은 전력을 이용하는 제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LED 조명이 불티나게 팔리고 겨울철 전기난방용품도 에너지를 최대한 아낄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친환경'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뚜렷한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최근 태국의 홍수사태,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전 사고 등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아시아미디어그룹과 항저우더샹은 부직포와 캔버스 천으로 제작한 친환경 쇼핑백을 각각 1천만 개 이상 판매하며 대히트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쇼핑용 비닐봉지 판매와 사용을 금지하는 등 환경규제에 나서면서 판매가 더욱 늘었다.

빌려 쓰는 '무소유'도 올 한 해를 이끌 소비 트렌드로 점쳐진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빌려 쓰는 리스'렌트 방식을 선호하게 됐다. 독일에선 차를 빌려쓰는 '카셰어링'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최근 국내에서도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처음으로 카셰어링 사업을 선보인 '그린카'는 현재 회원수가 3만 명을 넘어섰다.

자동차뿐 아니라 최근에는 침대 매트리스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까지 빌려쓸 수 있는 렌털 서비스가 등장해 무소유 트렌드에 불을 지피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적인 소비 부진 속에서도 스마트폰, LED 전구 등 시장의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며 "기업들이 올해 소비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경향을 찾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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